2023년부터 3년 연속 '연간 5000건' 웃돌아 행정력 우려
작년 조치사례 중 즉결심판 75%… "솜방망이 처벌" 지적
전문가, 민형사상 책임 강화·신고자 유형 따른 대응 강조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공중전화에서 "신림역에서 살인사건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최고 대응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하고 관할 지구대와 인근 경찰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봉천역 등 주변 지하철역까지 살폈지만 허위신고로 확인됐다. 동작경찰서는 최근 신고자를 특정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수사 중이다.
112 허위신고가 3년 연속 연간 5000건을 넘어섰다. 경찰은 대응수위를 높였지만 실제 형사처벌이나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다. 반복되는 허위신고가 경찰력 낭비와 치안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처벌강화와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경찰청의 '거짓신고 및 처벌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2 허위신고는 5107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4건꼴이다. 2023년(5155건)부터 3년 연속 연간 5000건을 웃돌았다.
문제는 허위신고가 행정력 낭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경기 의정부에서는 한 50대 남성이 오피스텔에서 사람을 살해했다고 허위신고해 경찰과 소방인력 수십 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검거한 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도 대응수위를 높였다. 2024년에는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112신고처리법)이 시행되면서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다. 지난해 말부터는 전국 시도 경찰청에서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운영해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된 허위신고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추진한다. 하지만 처벌은 대부분 가벼운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허위신고 관련 조치사례 4722건 가운데 3550건(75.2%)은 경범죄처벌법에 따른 즉결심판이었다. 형사입건으로 이어진 것은 986건으로 집계됐다.
배상의무가 확정된 사례도 많지 않다. 2023년 7월 이후 허위 112신고와 테러협박 등으로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된 사례 가운데 경찰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는 8건이다. 그중에서 배상책임이 확정된 경우는 신세계백화점 폭파협박 사건뿐이었다.
전문가들은 허위신고가 지역 치안공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소한 사안이라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소송을 청구하고 책임을 물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처벌강화뿐만 아니라 예방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허위신고 원인이) 사회에 불만을 가졌거나 인정욕구 때문인 경우가 있다"며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조사단계에서부터 허위신고자가 어떤 유형인지 잘 분류해야 한다"고 짚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특임교수는 "허위신고 범행의 심리적 이유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류해 각각에 대한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며 "2~3일의 구류, 재산압류 등의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