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김성현(39·SSG 랜더스)'이 모두의 축복 속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알렸다.
김성현은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출전해 1회말을 마친 뒤 정준재와 교체됐다.
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0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21년간 한 팀에서만 활약한 김성현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였다.
통산 1622경기에서 타율 0.268(4283타수 1149안타) 46홈런 456타점 559득점 49도루, 출루율 0.335, 장타율 0.349, OPS(출루율+장타율) 0.684를 기록한 김성현은 데뷔 후 5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2018년과 2022년엔 결정적 활약을 펼치며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김성현 코치가 자녀들과 함께 '가족 합동 시구·시타·시포'를 진행했다. 2회초 수비를 앞두고 마치 내야의 세대교체를 알리듯 정준재와 교체되며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과 하나하나 인사를 나눴다.

통상 은퇴 경기를 위해 특별 엔트리에 오르는 선수들은 지명타자로 출전해 첫 타석을 마친 뒤 교체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성현은 달랐다.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수비에서 기여도가 컸던 선수였기에 수비로 나서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볼거리를 제공했다.
1회초 수비에 먼저 나선 김성현은 2사 1루에서 양의지의 뜬공 타구를 김성현이 빠르게 쫓았고 깔끔히 처리하며 이닝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쳤다.
1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선두 타자로 나섰다. 1구 볼을 지켜본 김성현은 2구부터 끈질긴 커트로 8구 승부를 펼쳤다. 최민석은 줄곧 빠른 공으로 승부했다. 집중력 높은 승부를 펼쳤으나 8구 시속 147㎞ 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보더라인에 완벽하게 걸쳤고 루킹 삼진으로 마지막 타석을 마무리했다.
2회초 수비를 앞두고 정준재가 그라운드로 나섰고 김성현은 유격수 박성한, 정준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어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특별히 현장을 찾은 '절친' 최정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끝으로 '선수 김성현'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번 은퇴식은 팬들이 김성현을 부르던 애칭인 '큐티식스(CUTIE SIX)'와 그의 대표 응원가 가사인 '세상에 빛이 되는 안타'에서 착안한 'CUTIE SIX, THE GLOW GOES ON'을 메인 콘셉트로 삼아 진행됐다. 21년간 묵묵히 팀을 빛낸 김성현의 헌신을 기념하고, 그 빛이 후배 선수들에게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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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부터 입장 게이트에선 'CUTIE SIX' 응원 타월 1만 5000장이 배포됐고 팬들은 경기 내내 수건을 흔들며 김성현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이날 선수단 전원은 김성현의 등번호 '6번'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선발 김민준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전의산의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3-2 승리를 거뒀고 은퇴식이 진행됐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은퇴 기념 선물을 전달했고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코칭 스태프로 활약 중인 박정권, 조동화, 이명기, 박재상, 임훈, 채병용 등 옛 동료들도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제이미 로맥도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수술대에 올라 자리를 비우고 있는 최정과 김광현은 몰래온 손님으로 방문해 김성현에게 금빛 글러브를 선물했다.
눈시울을 붉힌 채 마이크를 잡은 김성현은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니 여러 감정이 든다"며 "21년간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다. 그때마다 함께해 준 가족과 동료들,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팬 여러분께 가장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예전에 인터뷰에서 '그 많은 관중 속에서 가장 빛난 건 우리 팬분들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다.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그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가 선수로 뛰었던 수많은 날들 가운데 가장 빛났던 것은 제가 아니라, 언제나 이곳을 채워주시고 제 이름을 불러주시며 함께 웃고 울어주셨던 팬 여러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을 때는 함께 기뻐해 주시고, 힘들 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던 그 마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선수 김성현을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 선수 김성현의 시간은 마무리되지만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며 받았던 많은 가르침과 경험을 지도자로서 후배들에게 잘 전하겠다. 선수로서 받은 많은 것들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주며 새로운 자리에서 랜더스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리고 오늘 선수로서의 마지막 순간을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그동안 선수 김성현을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했던 빛나는 모든 순간을 오래도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날레는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병살 수비 퍼포먼스로 장식됐다. 9회말 1사에서 김성현이 2루수의 토스를 받아 2루를 밟고 1루에 송구해 승리를 완성하는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어 선수단이 김성현을 헹가래 쳤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축제로 마무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