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벌자" 12조→7000억 거래 뚝...레버리지 광풍 어떻게 꺼졌나

"2배 벌자" 12조→7000억 거래 뚝...레버리지 광풍 어떻게 꺼졌나

조철희 기자
2026.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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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단일레버리지 규제 한달, 광풍이 남긴 것 ①"과열 꺾이고 쏠림 줄었다…시장 안정 국면"

[편집자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2배 베팅' 광풍에 규제 브레이크가 걸린 지 한 달. 하루 10조원을 넘나들던 거래대금은 1조원 밑으로 급감했다. 시장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규제 한달의 결과와 시장 변화, 상품 도입 전후로 드러난 정책적 논란과 고위험 투자상품 규제 방향을 짚어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윤선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윤선정

하루 12조원을 넘나들던 '2배 베팅' 광풍이 사그라들었다. 한때 10조원을 훌쩍 넘겼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은 규제 강화 한 달도 안 돼 7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금융당국이 투자 문턱을 높이면서 과도했던 단기매매와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도 빠르게 진정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지난 26일 거래대금은 711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본예탁금 강화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과 비교하면 94% 급감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안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시장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도 낮아졌고 상품의 몸집을 나타내는 시가총액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감소가 매매 열기의 진정을 보여준다면 거래 비중 감소는 특정 상품에 집중됐던 거래 쏠림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파동이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쏠림 현상은 증권사 시스템적으로도 부담이 많고, 증권시장 전체를 위해서도 우려점이 적지 않았다"며 "규제 효과로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는데 업체들도 일단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난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처음 등장했다. 상장 당일부터 ETF 16종 거래대금이 10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거래가 집중됐다. 이후 6월 24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9조4429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문제는 거래 규모만이 아니었다. 운용사가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주식을 사고파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소수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거래가 집중되면서 특정 종목 쏠림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거론됐다. 장기간 보유할 경우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누적수익률이 단순히 기초주식 수익률의 2배가 되지 않는 '변동성 잠식'에 따른 투자자 손실 위험도 문제로 지적됐다.

과열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투자 문턱을 대폭 높이는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기본예탁금이었다. 기존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매수하는 개인투자자에게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요구했지만 이를 3000만원으로 3배 높였다. 대용증권을 제외하고 현금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는 등 요건을 추가로 강화했다.

대책 발표 직후만 해도 거래 열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거래대금은 12조3264억원으로 대책 발표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강화된 예탁금 규제가 실제 적용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달 초 거래대금은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예탁금 강화가 투자자의 거래 참여를 제한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과열은 진정됐지만 이번 사태가 던진 숙제는 남아 있다. 거래대금 감소가 곧 투자자 보호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예탁금 상향과 같은 진입규제는 과열을 빠르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의 상품 선택권을 제약하거나 투자수요를 해외 상품으로 돌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적인 투자상품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과열과 투자자 피해를 통제할 수 있는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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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조철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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