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매 발톱'에 외인 대탈출…대만 3.4% 빠질 때 코스피 7.6% 뚝

한은 '매 발톱'에 외인 대탈출…대만 3.4% 빠질 때 코스피 7.6% 뚝

김지훈 기자
2026.10.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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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 주요지수 상승률/그래픽=이지혜
국내외 증시 주요지수 상승률/그래픽=이지혜

한국은행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가 급락장에서 한국 증시의 낙폭을 키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주식 가치를 끌어내린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피'(롤러코스터+코스피) 장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대만 증시 대표지수인 가권지수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5554.22로 지난해 말보다 31.80% 올랐다. 같은 기간 대만 가권지수는 4만6969.87로 62.17% 상승했다. 미국 S&P500지수는 15일(현지시간) 7744.06으로 지난해 말보다 13.13%, 나스닥지수는 2만6713.03으로 14.93%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같은 날 6만4425.95로 지난해 말보다 27.98% 상승했다.

15일 코스피 하락률은 7.57%에 달했다. 같은 날 대만 가권지수는 3.41% 내려 코스피 하락률이 가권지수의 두 배를 넘었다.

코스피지수 급락의 배경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3조76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4381억원, 1조67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이탈 배경으로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AI(인공지능) 투자 둔화 우려가 꼽힌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긴축 행보를 강화하면서 한국 증시가 주요국보다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높은 금리는 기업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주식 가치에도 부담을 준다.

실제 NH투자증권은 한국 증시가 대만보다 큰 충격을 받은 배경에 대해 "한국은행이 유독 매파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한은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5%로 예상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식시장과 기업의 채무 상환 위험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정책 기조를 조절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2.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2.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산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고 금융안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통화정책 여건이 다르다.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10차례 연속 동결했다. 대만 중앙은행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3%다.

증시 주력 업종인 반도체 종목도 급락장에서 하방 지지력이 달랐다. 15일 TSMC는 2.01% 내리는 데 그쳤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48%, 11.06% 급락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각 기업이 처한 여건이 다르다는 점이 업황 전망과 함께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주문받아 만들어 주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몇몇 회사가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값이 크게 오르내리고, 경쟁자가 늘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일본과 미국 증시도 AI 투자 수익성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함께 안고 있다. 다만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국채금리가 내리고 소비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다우지수가 5만2177.69로 전날보다 1.08% 올랐다.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0.08%에 그쳤다. AI 관련주의 부진을 다른 업종의 상승이 일부 상쇄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시가 미국 중간선거 전후의 규제 우려로 방향성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후 수급 부담이 완화되면 2차례 정도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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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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