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짓다 3년…'컨테이너' 먼저 까는 이유는

AI데이터센터 짓다 3년…'컨테이너' 먼저 까는 이유는

김평화 기자
2026.09.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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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건물형 vs 컨테이너형/그래픽=이지혜
데이터센터, 건물형 vs 컨테이너형/그래픽=이지혜

지방자치단체 간 AI 데이터센터 유치전이 치열하다. 문제는 속도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7조원을 넣는 울산 미포산단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8월 첫 삽을 떴지만 1단계 가동은 2027년이다. 지난달 3일 착공한 해남 솔라시도 국가AI컴퓨팅센터도 2028년에야 문을 연다. 이 속도로는 그 사이 업그레이드되는 GPU를 감당하기 어렵다.

건물을 짓지 않고 컨테이너를 갖다 놓는 사전제작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가 이 공백을 채우고 있다. 서버와 전력·냉각·네트워크를 공장에서 컨테이너에 미리 넣어 현장에서는 연결만 하는 방식이다. 빠르면 3개월만에 데이터센터를 '뚝딱' 지을 수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LG CNS(LG씨엔에스(74,700원 ▲2,200 +3.03%))·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236,500원 ▲10,500 +4.65%))·엘리스그룹이 잇따라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내놨다. LG CNS는 지난 3월 컨테이너 한 개에 GPU(그래픽처리장치) 576장을 넣는 'AI 박스'를 공개했다. 구축 기간 6개월로 건물형(2년)의 4분의 1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강원 춘천에 약 600억원을 들여 모듈형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지난 7월 발표했다.

가장 먼저 돌아가는 곳은 부산이다. 산업통상부 시범사업에 선정된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 엣지 AI 데이터센터는 지난 7월 공사에 들어가 12월 시범 운영이 목표다. 183억원 규모로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가 주관하고 엘리스그룹 등 5곳이 참여한다.

여기에 엘리스그룹의 '엘리스 AI PMDC'가 들어간다. 모듈 단위로 최소 3개월이면 가동한다는 설명이다. 자체 가상화 소프트웨어 'ECI'로 엔비디아 H200 GPU 32장과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168장을 하나의 자원 풀로 묶어 학습은 GPU가, 추론은 NPU가 맡는다. 입주기업은 장비 없이 필요한 만큼 자원을 할당받고, 수요가 늘면 컨테이너를 추가한다. 박정국 엘리스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산업단지 안에 연산 인프라를 직접 들이는 모델이 늘어나면 지자체도 유치 성과를 훨씬 빠르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형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부지 확보와 인허가, 전력 인입, 건축을 거쳐 2~3년이 걸리는데 그 사이 GPU는 세대가 바뀐다. 착공할 때 최신이던 칩이 준공할 때는 구세대가 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모듈형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4년 299억달러에서 2030년 795억달러로 연평균 17.7%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오픈AI 스타게이트를 짓는 크루소는 올해 콜로라도에 2억달러를 들여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양산하는 공장을 열었다. 산업부가 산단 시범사업에 나선데 이어, 과기정통부도 소형 데이터센터 지원에 89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다만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모델 학습이나 전국 단위 클라우드를 돌리기에는 연산 규모가 작다. 전력과 통신망이 먼저 확보돼야 하는 '조건'도 일반 데이터센터와 같다. 3개월이나 6개월은 모듈 설치 기간이지 부지와 인허가를 합친 사업 기간이 아니다. 부산 사업도 전체 구축기간은 1년이다.

그래도 쓰임새는 분명하다. 역할이 달라서다. 조 단위 데이터센터가 문을 열기까지 몇 년을 기다릴 수 없는 곳, 공정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내기 어려운 공장, 실증부터 해봐야 하는 지역 산업에는 컨테이너 한 개를 빠르게 설치하는 것이 낫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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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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