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체 분석 기업 셀레믹스(14,300원 0%)가 미국에서 신사업 모델을 개척했다. 암을 진단하는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패널 기술력을 앞세워 일회성 장비·시약 수출이 아닌 '검사량과 비례해 매출이 증가하는'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고마진 NGS 검사를 수행하려는 미국 업체와 새 시장 개척을 노리는 셀레믹스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윈-원(WIN-WIN)' 계약이 성사됐다는 분석이다.
셀레믹스는 공시를 통해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독립 임상검사실(클리아랩)인 어치브 다이아그노스틱스(Achieve Diagnostics, 이하 어치브)와 3년간 최소 722만 5000달러(약 99억 2000만원) 수취를 약정하는 내용의 라이선스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26년 8월 31일부터 2029년 8월30일까지 3년간이며, 계약 종료 90일 전까지 어느 한쪽의 갱신 거절 통지가 없으면 이후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최소 약정을 달성하지 못할 시 어치브는 부족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셀레믹스에 지급하거나, 전체 부족분만큼 진단키트를 사야 한다. 계약 위반 시 독점 계약 해제권도 셀레믹스에 있다.

계약 대상은 암을 진단하는 데 쓰는 NGS 패널로 △OncoRisk Panel(유전적 암 위험 분석) △Cancer Screen 50 Panel(고형암 유전자 분석) △ctDNA Breast Cancer Panel(유방암) △ctDNA Colorectal Cancer Panel(대장암) △ctDNA Lung Cancer Panel(폐암) 등 5종이다. 계약에 따라 어치브는 이들 패널을 3년간 최소 475만달러(약 65억원) 구매한다.
또 이 패널을 이용한 암 검사 매출의 20%는 셀레믹스가 로열티로 받는다. 어치브가 약정한 최소 순 매출은 1237만 5000달러(약 170억원)로 이에 따라 셀레믹스가 수취하게 되는 최소 로열티는 247만 5000달러(약 34억원)다. '기술료+제품매출' 이중 수익모델이다.
셀레믹스는 "공시된 3년간 99억원은 2025년 연결 매출의 172%에 해당한다"며 "이는 최소 약정 기준으로 실제 검사량과 발주량에 따라 매출은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유전체 진단 기업 관계자는 "단일 클리아랩이 NGS 검사 수 백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며 "NGS는 여러 검체를 배치로 처리할 수 있어 물량과 처리 능력만 확보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셀레믹스는 계약 체결에 앞서 경영진이 직접 미국 현지를 방문해 시설 등을 파악하고 2주간에 걸쳐 계약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셀레믹스에 따르면 어치브는 미국에서 병원 계약 교섭, 경영, 행정 업무 등을 대행하는 오너 소유의 관계사에 수 백여명의 임직원이 소속돼 있다. 예전부터 영업은 관계사가, 검사는 어치브가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NGS 패널 검사는 기술 부족 등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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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셀레믹스와 연결됐고 자체적으로 시장 규모와 보험 제도를 분석한 결과 NGS 검사가 '승산' 있다고 판단, 이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51개 이상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종양 NGS 검사의 메디케어 보험 지급액이 약 2900달러(약 394만원) 수준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셀레믹스 NGS 검사당 순 매출이 2000달러라 가정하면 매출 약정(3년간 170억원)을 위해 월평균 약 172건을 검사하면 된다. 검사료를 높게 책정할수록 검사 건수는 줄어든다.
셀레믹스 관계자는 "현지 사업은 어치브측이 영위하지만 검사 수가를 높인다고 자동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 최소 약정을 설정한 것"이라며 "상업화를 강제하는 독점 해제권 등 계약 내용을 유리하게 가져간 것은 그만큼 NGS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어치브측은 자체 개발보다 빠르게 NGS 검사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고, 우리는 미국에 검사시설과 영업조직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대신 어치브를 통한 '대리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도 부합했다"며 "미국 내 임상 진단 플레이어로서 향후 NGS 패널 암종을 확대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