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시간 다 잡았다…바다 건너 희귀약 '당일 배송', 50대 환자 살려

온도·시간 다 잡았다…바다 건너 희귀약 '당일 배송', 50대 환자 살려

박정렬 기자
2026.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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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릭파마코리아, 제주 의약품 긴급 배송 성공
전국 유통망·콜드체인 시스템 '풀가동'
50대 혈우병 환자에 접수 당일 치료제 전달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콜드체인 시스템 '이지쿨러(eZCooler)'에 의약품을 담고 있다./사진=쥴릭파마코리아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콜드체인 시스템 '이지쿨러(eZCooler)'에 의약품을 담고 있다./사진=쥴릭파마코리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7일 밤 9시경. 수억 원에 달하는 혈우병 치료제가 청주 공항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실렸다. 제주대병원에서 광범위 출혈이 발생한 50대 환자에게 필요하다며 '긴급 배송 요청'을 접수한 지 7시간 만이었다. 두 시간 후, 콜드체인 시스템 '이지쿨러(eZCooler)'에 실린 혈우병 치료제 80병(바이알)은 피가 멈추지 않던 50대 혈우병 환자에게 전달돼 목숨을 살린 '생명수'가 됐다.

혈우병을 비롯해 희귀질환의 치료제는 일반 의약품과 달리 충분한 재고를 쌓아두기 어렵다.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언제 환자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가 의약품의 경우 사용하지 않으면 폐기해야 할 수 있어 상시 보관은 유통하는 회사에도 부담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인 쥴릭파마코리아도 사정은 같았다. 전국 11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전국망을 갖췄지만 1병당 수 백만원에 달하는 혈우병 치료제를 당일 준비·배송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었다. 심지어 병원으로부터 유통 요청을 받았을 때는 환자가 혈우병 치료제를 쓸 수 있는지 추가 검사를 받던 중으로 당장 사용이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수억 원의 희귀 의약품을 불필요한 '파기 위험'에 노출하는 일이 될 수 있었다.

지난달 제주대병원 혈우병 환자의 의약품 긴급 배송을 담당한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윤경섭 운영부 물류 코디네이터, 최지혜 고객영업기획관리 담당자, 이근우 고객영업기획관리 팀장./사진=쥴릭파마코리아
지난달 제주대병원 혈우병 환자의 의약품 긴급 배송을 담당한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윤경섭 운영부 물류 코디네이터, 최지혜 고객영업기획관리 담당자, 이근우 고객영업기획관리 팀장./사진=쥴릭파마코리아

그래도 쥴릭파마코리아는 기다림보다 행동을 택했다. 당시 전체 상황을 조율한 이근우 쥴릭파마코리아 고객영업기획관리 팀장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기다렸다가 준비를 시작하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손실이 나더라도 환자를 위해 약을 먼저 움직여야 했다"고 떠올렸다.

이전부터 제주도 등 전국으로 의약품을 전달해온 '유통 베테랑'들에게도 당일 배송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만큼 쥴릭파마코리아는 전국망을 총동원해 '배송 작전'을 진행했다. 최지혜 고객영업기획관리 담당자가 제약사와 병원, 도매상 등 관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활로'를 뚫었고 안성 물류센터 책임자인 윤경섭 물류 코디네이터는 제품 확보와 포장, 차량과 항공 운송을 준비했다. 제주대병원에서 "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건 오후 5시. 이후 혈우병 치료제는 쥴릭파마가 만든 '길'을 따라 바다를 건너 환자에게 닿았다.

혈우병 치료제는 사람의 손이 아닌 차와 비행기 물류 칸에 실려 운송됐다. 온도에 민감해 '삐끗하면' 쓸 수 없게 되는 귀한 약들은 지금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 전국 병원에 매일같이 유통되고 있다. 육상·항공 운송, 현장 전달까지 전 과정에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은, 매년 40회 이상 진행되는 국내외 다국적 고객사의 현장 실사를 거치며 품질을 검증한 쥴릭파마코리아의 '경쟁력'인 동시에 '자신감'이다.

이 팀장은 "전국 단위 공급망과 전문 물류 시스템이 지역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게 됐다"며 "필요한 순간 어떤 곳에서도 환자가 쓸 수 있도록 하나의 '의료 인프라'로 의약품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지난달 제주대병원 혈우병 환자의 의약품 긴급 배송을 담당한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윤경섭 운영부 물류 코디네이터, 최지혜 고객 영업기획관리 담당자, 이근우 고객 영업기획관리 팀장./사진=쥴릭파마코리아
지난달 제주대병원 혈우병 환자의 의약품 긴급 배송을 담당한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윤경섭 운영부 물류 코디네이터, 최지혜 고객 영업기획관리 담당자, 이근우 고객 영업기획관리 팀장./사진=쥴릭파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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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articles on medicine, pharmaceuticals, and bio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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