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과장광고 '먹튀' 키운 솜방망이 처벌②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로 적발되거나 행정처분을 받고도 다시 과장광고에 나선 업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6개월 동안 화장품 부당광고로 2회 이상 적발된 업체가 114곳에 달하고 일반식품 분야에서는 3차 행정처분 사례까지 나오면서 현행 제재가 반복 위반을 막는 데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화장품 2회 이상 적발업체 114곳…일반식품은 3차 행정처분도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화장품 부당광고로 2회 이상 적발된 업체는 114곳이다. 이들 업체의 주요 위반 내용은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였다.
일반식품에서도 반복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이어졌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부당광고로 2차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21건, 3차 처분은 1건이었다. 2차 처분은 2021년 3건, 2022년 10건, 2023년 2건, 2024년과 지난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3차 처분 사례는 2021년 발생했다.
다만 화장품 114곳은 2회 이상 '적발된 업체 수'이고 일반식품 21건과 1건은 각각 2차·3차 '행정처분 건수'여서 수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부당광고 적발이 모두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화장품 분야의 가중처분은 동일 업체가 같은 위반행위로 1년 이내 다시 행정처분을 받을 때 적용된다. 식약처가 제출한 자료에는 화장품 반복 적발업체 114곳 가운데 실제 가중처분을 받은 업체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접속 차단'만 요청하며 반복 위반 이어져…부당광고 통한 매출 확인·처분은 제대로 안 돼
반복 위반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온라인 부당광고 적발과 후속 처분이 나뉜 단속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의 상시 점검(모니터링)은 온라인 장터(오픈마켓)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쇼핑몰 등에 게시된 방대한 광고 가운데 위반 게시물을 찾아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데 집중한다. 적발된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점검과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은 아니다.
일반적인 온라인 모니터링에서는 개별 제품의 판매량과 매출액도 일률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당광고를 통해 얼마나 많은 제품이 판매됐고 업체가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렸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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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관계자는 "상시 모니터링은 위반 광고를 신속히 차단해 소비자 노출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반복 위반업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품목 등은 지방자치단체 현장점검 또는 기획점검으로 연계해 판매금액을 확인하고 행정·형사조치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획점검에서는 부당광고와 관련된 상당한 판매 규모가 확인됐다.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이 지난 6월 이석증·이명증 개선 효과를 표방한 부당광고를 점검한 결과 업체 11곳의 관련 매출은 192억원 상당이었다.
식약처는 이 가운데 식품 영업신고 업체 7곳에 대해 관할 지방정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해 현재까지 4곳을 처분했다. 업체 11곳을 대상으로 수사의뢰·고발한 사건 중 3건은 검찰에 송치됐으며 나머지 업체와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당광고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확인·환수하는 조치도 제한적이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일반식품 온라인 부당광고 5만9891건이 적발됐지만 판매액에 연동한 부당이득 환수 과징금은 2건이었다. 다만 이 과징금은 2개월 이상 영업정지 등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에 한해 지방정부가 부과할 수 있으며, 영업정지를 대신하는 일반 과징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게시물 차단과 적발 건수 확대만으로는 반복 위반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업체에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을 확인하고 환수하는 절차와 함께 적발 이후에도 판매가 계속되는지 살필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적발된 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명의로 계속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며 "적발 이후 발생한 매출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모니터링 인력을 충원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발 이후 절차가 여러 기관으로 나뉜 점도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태민 식품광고위생법률연구소 대표변호사는 "식약처가 적발하더라도 행정처분은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수사는 경찰이, 게시물 차단은 관련 심의기관이 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가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반복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지방정부 현장점검과 행정처분을 연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부당광고를 반복한 책임판매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