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회 대의원회, 15일 전병조 이사장 탄핵안 '부결'
찬성 14명, 반대 15명…"투표 불공정했다" 내부 불만도
조인수 회원, 회장 후보 출마…'26대 6' 차기회장 선출

119 구급대원이 이송해온 응급환자를 의료기관이 의무로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두고, 대한응급의학회의 내홍이 이어진다. 급기야는 이사장 탄핵 여부를 두고 대의원 투표를 진행했는데, 부결되면서 탄핵을 면했다.
15일 대한응급의학회는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대의원회를 열고, 전병조 이사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 대한 임원 자격상실(탄핵)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임원 자격상실(탄핵)안이 찬성 14명, 반대 15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이번 탄핵안 상정 배경엔 전국 응급실 현장에서 진료하는 응급의학과 의사회원들이 반대해온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학회 이사장이 통과에 찬성했다는 학회 내부의 제보가 출발점이 됐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전체회의에서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서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삭제됐다. 이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겠다는 취지의 이 개정안이 '응급실 환자 강제 수용법'이란 오명을 떠안게 된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달 16일 개정안과 관련, 응급환자 이송 전 응급실의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 삭제되고, 응급환자 이송체계가 신설(제48조 2)된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공식 의견으로 제출했다.
이에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학회 의견을 받아 들여 이를 전체 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전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학회 내부에서 제기됐다.
학회 관계자는 "전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 연락해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해, 결국 복지위 전체 회의에 상정돼 법안이 통과됐다"며 "이번 법안 통과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이를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이사장이 오히려 가장 앞장서서 법안을 통과를 시킨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면 회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방안과, 이를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삭제하는 사안 중 더 중요한 게 뭔지에 대해 판단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당시 정부에 전달한 의견서는 우리 의학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투표에 앞서 전 이사장에 대한 자격상실심의위원회는 "심의 결과 전병조 이사장이 임원 자격 상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대의원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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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정관에 따르면 임원으로서 임무를 지키지 않거나 도덕상 중대한 과오를 범한 경우 임원 자격상실 절차를 거쳐 임원의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임원 자격 상실 요청이 있을 경우 5인 이내, 과반수를 현직 이사로 구성해 자격상실 심의위원회에서 임원자 자격 상실 여부에 대해 심의를 할 수 있다. 또, 대의원회에서 자격상실을 의결하고 총회에서 인준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심의위원회 측은 "팩트만으로 심의하고 결정했다"며 "전 이사장이 개인적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원으니 이익을 희생했거나, 회원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생길 가능성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이 학회의 이익을 저버리거나 이사장으로서 역할을 중대하게 위반한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심의위원 5명의 만장일치로 부결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의원회는 심의위원회 이런 결정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14명이 찬성, 15명이 반대해 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반면 곧바로 진행된 전 이사장에 대한 탄핵 투표에서 14명 찬성, 15명 반대로 탄핵안은 최종 부결됐다. 탄핵의 경우 정관에 따라 참석한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29명) 중 찬성표는 3분의 2(20명)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전 이사장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투표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의 한 대의원은 "이사장에 대한 자격상실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이 가결돼 이미 탄핵이 성립됐음에도 불구하고 탄핵 찬성 여부를 재투표해서 탄핵이 부결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선 회장 선거도 진행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조인수 회원이 찬성 26표, 반대 6표로 과반을 득표해 차기회장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