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수사지침' 윤곽 나왔지만…의료계 "일반적 원칙 반복" 비판

'응급실 수사지침' 윤곽 나왔지만…의료계 "일반적 원칙 반복" 비판

홍효진 기자
입력 2026.11.04 11:53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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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도 논의 참여"…소아응급의학회, 협의체 구성 촉구
"수사 과정에 의료 전문가 의견 반영" 주장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경찰이 논의 중인 '필수 의료 분야 수사지침'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의료계가 "기본적인 수사 원칙 반복에 그친다"며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필수 의료 현장 압수수색을 '의심할만한 정황 등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 실시'하겠단 내용이 담겼지만, 의사단체는 중대한 강력범죄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강제수사를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4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논의한 필수 의료 현장 수사지침 방향에 대한 입장문에서 "압수수색 및 112 신고 대응 지침을 정리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공개된 안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필수 의료 분야 의료사고 수사 지침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침안에 따르면 경찰은 향후 응급실 등 필수 의료 분야에서 사망사고 관련 112신고가 접수될 경우, 현장 출입 전 관리자와 사전 협의를 거치고 가급적 응급진료 외 공간에서 업무를 처리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압수수색 집행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거나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정해 실시할 방침이다. 압수수색은 비(非) 진료 공간에서 우선 실시하되, 행정·전산 담당자와 협의를 거치는 등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압수 영장을 집행한다. 참여권 보장 등 적법 절차와 영장에 명시된 집행 조건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필수의료 분야 수사지침 내용.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필수의료 분야 수사지침 내용.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러나 의료계에선 보다 명확한 제한 기준과 현장 협의안 도출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현재 제시된 압수수색 제한 기준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란 지적이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압수수색을 '형사소송법에 따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거나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정한다'는 내용은 일반적 수사 원칙을 재확인한 수준"이라며 "현장에서 여전히 광범위한 강제 수사가 이뤄질 여지를 남겨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응급 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살인 등 중대 강력범죄나 명백한 증거인멸 우려가 확인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강제수사를 제한하는 수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요구한 △수사 과정에서의 의료 전문가 사전 의견 반영 절차와 △무분별한 영장 집행을 방지할 통제 장치도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현재 소아응급의학회는 수사지침 마련 과정에 의료계까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요구 중인 상황이다. 정부도 전날 경찰청과 면담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구성 여부나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사지침 마련 과정에서 의료계의 직접적 참여가 필요하단 의견이 있고, 이 점에 대해선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한 상태"라며 "다만 수사지침을 결정하는 주체가 경찰인 만큼 정부가 협의체 구성을 강요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경로를 통해 소아응급의학회 등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며 "경찰도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수사지침을 확정·시행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지침 마련)속도에만 집중하기보다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조율해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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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머니투데이 홍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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