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테슬라가 지난주 개최한 자율주행 전용차량 사이버캡 출시 행사는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로보택시 사업의 구체적인 확장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의문을 키웠다.

투자자들이 무엇보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테슬라가 사이버캡 출시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냐는 점이다.
그간 테슬라의 신제품 출시는 팬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화려한 조명과 요란한 음악이 분위기를 달구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스타처럼 등장해 신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전세계 테슬라 팬들과 투자자들은 온라인으로 행사를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반응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3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오후 4시45분(현지시간)부터 진행된 사이버캡 출시 행사는 언론과 일반 대중이 배제된 채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테슬라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초청된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었다. 온라인 생중계도 없었고 초청 인사들은 비밀유지계약을 맺어 행사가 끝난 뒤에야 사진과 영상, 후기 등을 공개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사이버캡의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공개 행사로 진행하기에는 대중에게 보여줄 사업적 성과나 구체적인 계획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사이버캡 출시 행사 때 테슬라측의 프리젠이션은 15분만에 끝났고 이후 참석자들의 시승이 이어졌다.
테슬라가 텍사스주에 등록한 사이버캡은 45대에 그쳤다. 기존 모델 Y 기반의 로보택시는 텍사스주에 375대가 등록돼 있다. 사이버캡을 통한 로보택시 서비스도 현재로선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이번 사이버캡 출시는 대대적인 신규 사업의 출발이라기보다 제한적인 규모로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테크크런치는 "이번 행사는 테슬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행사나 시연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진정한 시험대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안전하게, 그리고 대규모로 출시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행사가 비공개였다는 것보다 더 이상한 점은 머스크가 행사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테크크런치는 "머스크가 지난 수년간 테슬라의 미래와 기업가치는 로봇공학과 AI(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불참은 눈에 띄면서도 의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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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캡 행사에서 핵심 발표는 머스크 대신 테슬라의 AI 부문 부사장인 애쇽 엘루스와미가 맡았고 사이버캡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담당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테슬라의 프리젠테이션이 사이버캡의 개발 과정과 차량 특징, 자율주행 시스템 등 기술적 설명 위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머스크가 참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머스크가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했다면 앞으로 사이버캡을 얼마나 빨리 배치할 것인지, 로보택시 사업의 구체적인 확장 목표는 무엇인지, 도로 교통 및 안전과 관련한 규제 문제는 없는지 등 사업 계획에 대한 설명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행사에서 사업 진행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세번째로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테슬라가 사이버캡에 대해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 면제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에는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조작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핸들과 페달 등과 관련한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은 핸들과 페달 등이 없는 자율주행 전용차량에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재 안전기준을 개정하고 있다.
안전기준 개정 전까지는 기존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아마존의 자회사인 죽스는 운전 장치가 없는 상자 모양의 자율주행 전용차량에 대해 안전기준 면제를 신청했고 NHTSA는 지난 7월 이를 승인했다.
반면 테슬라는 사이버캡에 대해 안전기준 면제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지난 3일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운행을 시작하면서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자체 인증해 NHTSA에 통보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자체 인증하면 NHTSA가 사후적으로 이를 감독한다
NHTSA는 테슬라가 자체 인증을 통보한 다음날 자체 인증한 과정과 기술적 근거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테슬라가 일부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이 사이버캡과 같은 자율주행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근거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사이버캡 출시가 이같은 의문을 남기며 제한적인 규모의 로보택시 운행에 그치자 테슬라 주가는 사이버캡 행사 다음날인 지난 4일 5.9% 급락했다.
테슬라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사이버캡 출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지만 장기적으로는 로보택시 사업을 낙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았다.
바클레이즈는 "테슬라가 직접적으로 소통에 나서지 않은 점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특히 왜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로보택시 사업 확대와 관련해 새로 제시된 내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버캡 출시가 주가에 미치는 촉매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테슬라가 로보택시 확대 속도와 배치 목표에 대해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한 만큼 주가가 소폭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앞으로 테슬라가 감독 없이 운행되는 사이버캡과 모델 Y 차량의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추적 자료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골드만삭스는 "사이버캡이 테슬라가 매력적인 비용 구조로 로보택시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의 규모면에서 웨이모에 크게 뒤져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RBC 캐피털마켓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테슬라가 직접 보유하는 사이버캡은 약 4만대에 이르고 2040~2050년에는 더 가파른 증가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2040~2050년에 사이버캡의 연간 판매량은 약 160만대에서 43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