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사흘 만에 5엔 넘게 급등하면서(환율 하락) 엔저 국면이 전환점을 맞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선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15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오후 4시50분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5.66엔을 가리키고 있다. 환율은 지난 2일 160엔대 초반에서 4일 오전 155엔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엔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엔/달러 환율은 7월만 해도 164엔대를 위협하면서 약 40년만의 최저에 근접했지만 9월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에 엔저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을 주문했고 일본은행도 이에 호응하겠단 손짓을 보내면서 엔화 매도에 본격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이달 통화정책 정례회의에서 현행 1%인 기준금리를 1.25%로 올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서 엔화 급등 직전인 지난 1일 기준 헤지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달러 대비 10만2188계약, 약 1조2000억 엔으로 전주보다 33% 증가했다. 엔화 약세 베팅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엔화가 추가 상승할 경우 엔화 매도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엔화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졌음에도 엔화 약세는 제한적이었다. 엔화에 대한 시장 심리가 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아오조라은행의 모로가 아키라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번 주 나올 미국의 8월 물가 지표가 예상을 밑돌고 그 결과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엔/달러 환율이 152엔 정도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하는 동시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한다면 달러당 150엔도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간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취임 후 일본의 확장 재정 전망 속에 시장에 누적된 엔화 매도 포지션은 최대 약 17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 포지션이 전부 청산될 경우 엔/달러 환율이 142~146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