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업계에서 나온 속도조절론이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를 덮쳤다. 투자 축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한 것.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장중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돌파하면서 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5.9% 하락했다. 관련주에선 엔비디아가 3% 넘게 밀렸고 브로드컴 AMD는 각각 4.8%, 5.6% 떨어졌다. 마이크론(-5.25%), 인텔(-5.59%),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7.6%)도 낙폭이 컸다.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7.32%),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8.29%)·ASML(-7.25%) 등도 큰 낙폭을 보였다.
반도체주 약세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46.62포인트(0.56%) 내린 2만6186.4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가 37.00포인트(0.48%) 하락한 7619.98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2.09포인트(0.29%) 떨어진 5만2421.20에 거래를 마치는 등 대형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AI 업계 주요 인사들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 시스템의 재앙적 피해 유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게 AI 투자 축소와 투자 회수 지연 우려로 이어지면서 관련주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미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세도 증시를 짓눌렀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5.014%까지 치솟으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후반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4.9%대까지 떨어졌지만 시장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을 드론 공격에 수 주 동안 잠정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종가는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인도분 종가는 1.34% 상승한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시선은 15~16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향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92% 수준로 반영, 사실상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