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월가 자금 반도체→빅테크·사이버보안 등으로 이동…
"AI 인프라, 美 주요 성장 동력·글로벌 핵심 투자 테마"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지속 시 AI 개발 둔화 없을 것"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의 "속도 조절"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AI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AI 개발 속도가 둔화해도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수익은 여전할 것으로 판단, AI 투자 대상을 반도체에서 빅테크,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종목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AI 속도조절론'에 반도체 종목은 흔들렸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적극적인 빅테크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며 "월가 투자자들은 다리오 아모데이(앤트로픽), 샘 올트먼(오픈AI),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등 AI 기업 수장들의 AI 위험성과 개발 속도 조절 경고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AI 관련 주식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메타 플랫폼 등 이른바 'AI 하이퍼스케일러' 3사의 주가는 이날 모두 2% 이상 올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13.85%), 팔로알토네트웍스(13.09%), 팔란티어(3.64%) 등 사이버보안 관련 종목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상승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뉴욕증시의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이날 전일 대비 5.9% 추락해 지난 7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WSJ는 "빅테크, 사이버보안 등 관련 종목은 AI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반도체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데이터센터 고객사로 옮겨가는 순환매의 혜택을 받았다"며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보다 하이퍼스케일러를 택한 것은 AI 투자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빅테크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인텔 같은 반도체 공급업체는 신규 주문이 끊기면 성장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AI 투자 열기의 또 다른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있다. WSJ는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미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자본시장의 핵심 투자 테마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또 AI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경쟁이 지속되는 한 AI 개발 속도 둔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분석업체 리플렉시비티의 공동창업자 주세페 세테는 AI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은 분명 큰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중국이 (AI 기술)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큰 폭의 속도 조절은 없을 것이다. 만일 AI 관련 주가 조정이 오더라도 이는 단순한 매수 기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 투자 열기가 꺾일 가능성을 낮게 본다. 아트 호건 B.라일리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수장들의 '속도조절론'은 그간 반도체 종목 차익실현 기회를 노리던 월가 투자자들에게 '좋은 명분'을 제공했을 뿐이라며 월가에선 '속도조절론'을 경고가 아닌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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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속도조절론' 사태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AI 안전 문제와 관련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간 AI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 수준의 자금을 쏟아부은 기업들이 돌연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개발 투자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