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가 15일 정식 개통한다. 완공 이후 12년간 막혀 있던 왕복 4차로의 새 교역 통로가 열린다. 개통식을 앞두고 교량 중앙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고 중국 측 경계도 강화되면서 양국 대표단이 다리 위에서 공동 행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개통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게 중국 쪽 접안구 단둥 지역사회 관측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오전 10시 경(베이징 시간) 행사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전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과 북한 양측의 합의에 따라 신압록강대교가 이날 정식 개통되며 양국 공동으로 개통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교 중앙에 대형 구조물 설치…문 닫은 주변 카페
개통식은 양국을 잇는 교량 정 중앙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전일 대교 중앙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실제로 양국 대표단이 이곳에서 만나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 지난달 7일 열린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 준공식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 당시 준공식은 북한 나선과 러시아 하산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양국 관계자들이 각 행사장에서 테이프를 끊었다.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각각 평양과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참가했다.
개통식을 앞두고 단둥 쪽 경계 수위는 개통설이 나왔던 지난 6일보다 한층 올라갔다. 접안구 주변으로 공안 배치가 눈에 띄게 늘었고 일대 카페와 상점은 문을 닫았다. 일부 호텔에선 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방의 시야를 가릴 구조물을 설치한단 소식도 전해졌다. 대교 중국과 북한 측 구간에는 각각 오성홍기와 인공기가 촘촘히 걸렸다.

개통식 양국 주요 참석 인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일 브리핑에서 개통식 참석 인사와 구체적 일정에 대해 "관련 소식을 적시에 발표할 예정이니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단둥 지역 사회에선 대교 주변 경계가 삼엄해지는 게 고위급 참석 신호가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개통되는 신압록강대교는 길이 3026m의 왕복 4차로 교량이다. 양국은 2010년 2월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결정했고 같은 해 12월 착공했다. 총사업비는 당시 발표 기준 22억2000만위안(약 4440억원)이었다. 2014년 교량이 완공된 뒤에도 북한 측 시설 공사 지연과 코로나19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등이 겹치면서 개통은 표류했다.
하지만 올해 북한 측 시설 공사가 마무리되는 정황이 잇따라 확인됐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과 올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교량 주변 정비와 북한 측 세관시설 공사 등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지난 13일 북한 측 출입구에 대형 양국 국기가 걸리고 최근 대형 화물차가 교량을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2년만의 개통…북·중 관계 회복, 눈에 보이는 성과로
개통을 통해 예상되는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양국간 화물 운송의 병목 완화다. 단둥과 신의주는 양국 교역의 핵심 거점이지만 철로와 좁은 도로를 함께 사용하는 노후 교량인 조중우의교 하나에 의존해왔다. 최근 조중우의교엔 하루 200~300대의 화물차가 몰려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신압록강대교 사업 추진 당시부터 이 같은 조중우의교의 한계가 지적됐다. 신화통신은 지난 2013년 보도에서 기존 다리가 20톤 미만 화물차만 통과할 수 있고 차량도 한 방향으로만 운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왕복 4차로의 신압록강대교가 가동되면 차량 대기와 운송 지연을 줄일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다만 운송능력 확대가 곧바로 교역량 급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통관 운영시간과 처리능력, 북한 내부 연결도로와 물류체계, 거래 수요가 뒷받침 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량 개통 자체가 대북 제재의 해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와 중국의 이행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새 다리가 열려도 교역이 급속히 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통 이후 차량 통행량뿐 아니라 실제 교역 품목과 통관 운영, 중국의 제재 이행 방식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새 교량 개통의 외교적 의미도 크다. 오랫동안 개통하지 못했던 시설을 실제 교역 통로로 전환하면서 양국 관계 회복을 눈에 보이는 성과로 연결하는 셈이다. 북한에는 중국,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개통된 데 이어 이번에 중국으로 향하는 대형 육로 통로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두 교량을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을 유도하고 실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으로서도 러시아와 밀착해온 북한과의 경제적 연결을 강화할 기반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