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소형 조선소 살리기

[기자수첩]중소형 조선소 살리기

진상현 기자
2008.12.03 10:59

"중소형 조선소와 신설 조선소 문제를 같이 보면 안됩니다."

신설 중소형 조선소인 C&중공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 27일 저녁. 조선업계에 미칠 파장을 취재하느라 느지막이 통화가 이뤄진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간곡하게 얘기했다.

그가 이 문제를 강조한 이유는 C&중공업이 올해 중반 이후 국내 중소형 조선소 문제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수주는 잔뜩 쌓아놨지만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해 조선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소형 조선소를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그 사례로 빠짐없이 언급됐던 것이 C&중공업이었다.

업게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C&중공업이 중소형 조선소 가운데도 특수한 사례에 속한다고 얘기한다.

조선소와 선박을 함께 지어야해 자금 수요가 큰 신설 조선소인데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가 포함된 그룹의 계열사라는 '그룹 리스크'까지 수반하고 있었다. 신설 조선소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주로 수주한 선종도 최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벌크선'이다.

일정 수주 실적을 보유한 국내 중소형 조선소는 총 20~25개. 이중 최근의 조선 호황 때 진입한 신생 조선소는 5~7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중소형 조선소는 C&중공업과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자세는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과도한 우려와 왜곡된 시각은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기업들까지 망칠 수가 있다. "선주들이 멀쩡한 중소형 조선소에 대해서도 괜찮은지 물어보는 일이 많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 경제가 그렇듯 국내 중소형 조선업계 문제를 푸는 데도 보다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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