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중국 생산거점 산둥성 옌타이를 가다]
-올 판매량 14만 대 돌파 예상. 캐터필러 제치고 부동의 1위
-경기침체 불구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2만 대 늘어. 사상 최대
-쑤저우 공장 증설로 중국 시장 공략 가속화. 이젠 브랜드로 승부
건설장비 업체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생산 거점인 산둥성 옌타이.
12월 3일 오전. 베이징 공항에서 국내선 항공편으로 한 시간, 공항에서 다시 차로 한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두산공정기계유한공사(DICC) 생산 현장은 마침 내린 겨울 비 뒤에 불어오는 삭풍을 이내 뜨겁게 할 만큼 생산 열기가 뜨거웠다.
Y라인 P라인 등의 생산라인이 갖춰진 공장내에서는 중대형 및 소형 굴삭기 조립에 한창이다. 중대형 굴삭기 조립라인인 Y라인의 경우 하루 8시간 가동으로 평균 21대의 굴삭기가 생산된다. 700여 종 3000여 개의 부품이 라인을 따라 조립되면서 공장 후미에 가면 하나의 굴삭기가 완성된다. 이 중 핵심 부품인 엔진은 두산이 자체 생산하는 디젤(경유) 엔진이다.
생산현장을 둘러본 후 공장 입구에서 기자단을 맞았던 김동철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부사장(DICC 법인장)이 간단히 시장상황을 브리핑했다. 94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옌타이에 깃발을 꽂은 후 지난 15년 동안 중국 판매망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그의 얼굴에선 이제 자신감이 묻어난다.
올해 경영성과를 보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내 알 수가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내 건설장비 시장 점유율 17%(지난 11월 말 기준)로, 캐터필러 등 세계적인 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7년 연속 중국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고객만족도도 7년 연속 1위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가운데 얻은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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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은 "중국 건설장비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라고 운을 뗐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세계적으로 건설발주가 급감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그야말로 건설장비 시장의 오아시스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으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적극 나서면서 세계적인 업체들이 공히 중국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늘었다.
DICC의 올 굴삭기 판매 대수는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12만3000대를 넘어 서, 지난해 총 판매 대수인 12만1000대를 이미 돌파했다. 이런 속도라면 연말까지 14만 대 판매는 무난할 것이란 게 회사측 전망. 두산의 내수 굴삭기 판매량이 연간 4000대 정도이니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실감된다. 최근엔 위엔화 강세로 판매가격도 한국보다 3000만 원 가량 비싸다.
김 부사장은 "DICC의 판매 실적은 이제 중국내 건설경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냥 얻어진 성과가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중국은 지역별로 건설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 두산은 이에 맞춰 고산지형에 적합한 '고산지형' 굴삭기, 동북지역 한파에 견딜 수 있는 '혹한형' 굴삭기 등 다양한 현지화 제품으로 중국 건설사들에게 어필했다.
또 중국 건설사들이 하루 20시간 쉬지 않고 작업을 한다는 점에 착안, 불필요한 고가 옵션을 배제하고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굴삭기도 내놨다.
굴삭이 업체로는 처음으로 98년 할부 판매제도를 도입한 것도 적중했다. 외환위기 후 자금 마련이 어려운 건설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가뭄 끝에 찾아온 단비 격이었다.
캐터필러와 고마쓰 등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기존 제품을 고수한 것과는 다른 전략으로 두산은 중국에서 성공신화를 일구었다.
김 부사장은 "지난 15년 동안 중국내 건설사란 건설사는 다 찾아갔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영업 직원들은 덤프트럭만 보면 밥을 먹다가도 쫒아가 굴삭기 팸플릿을 돌릴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DICC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단독 출자한 법인이다. 1600여 면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17만 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생산량이 14만 대 정도니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은 제2, 제3의 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중형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줄고 소형 건설장비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두산은 지난해부터 장쑤성 쑤저우에 소형장비용 제2의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글로벌 중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한 것도 소형 제품군을 강화하려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2007년엔 중국 건설장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휠로더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업체를 인수, 휠로더 생산법인인 두산공정기계산둥유한공사(DISD)를 설립했다.
강우규 DISD 법인장은 "2010년까지 중국 휠로더 시장의 선두업체로 부상하는 게 목표" 라고 말했다.
1위 기업의 지위를 바탕으로 두산의 현지화 전략도 이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은 경쟁사에 비해 싼 가격으로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은 밥캣 스키드로더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키드로더는 5톤 미만의 소형 건설장비로 굴삭기와 휠로더 등으로 다양하게 호환이 가능하다. 현재 밥캣은 중국내 스키드로더 시장의 44%를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