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급증 등 재무구조 '변화'···공격적 M&A 우려 시각도
더벨|이 기사는 08월30일(11:5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는 국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닌 공기업으로 꼽힌다. 해외석유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자기자본이 외부에서 빌린 돈보다 훨씬 많다.
수익성도 좋다. 국내 'AAA'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24개 공기업 중 매출액은 10위지만 영업이익은 3위다. 에비타(상각전이익) 마진율과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30%를 넘는다.
그러나 이런 석유공사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하베스트 등 해외 석유기업을 차입금에 의존해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또 다시 외부조달을 통해 영국 다나페트놀리엄 인수의지를 밝히면서 석유공사의 공격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차입금 1년새 3조329억원 증가···하베스트 인수 영향
지난해부터 석유공사의 재무구조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80%를 밑돌다가 지난해 103%를 기록,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유동비율은 2007년 535.78%에서 2008년 266.66%로 떨어지더니 작년에는 198.07%까지 하락했다. 영업이익대비 이자보상배율도 2007년과 2008년 23배와 18배에서 지난해 5배로 급락했다.
현금흐름도 달라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8년 7731억원에서 지난해 -2291억원으로 나빠졌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면서 4592억원의 운전자본이 추가로 들어간데다 미지급금이 줄면서 3062억원의 현금을 사용한 요인이 컸다. 반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단기금융상품의 증감 제외)은 같은기간 1조841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315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이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공격적인 해외자원개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2월 콜롬비아의 에코메트롤과 공동으로 페트로테크페루아나를 9억 달러에 매입한데 이어 10월 캐나다 석유기업인 하베스트에너지를 39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외부 차입이 급증했다.
실제로 차입금은 2007년말 3조249억원에서 2008년말 4조3155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말 7조3484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 출자금 역시 늘었다. 석유공사의 자본출자금은 2007년말 4조6849억원에서 지난해말 6조6494억원으로 2년새 2조원 가량 증가했다.
독자들의 PICK!
정부의 지원으로 자본금이 늘지 않았다면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는 더욱 급격히 나빠질 수 있었던 것이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석유공사는 유동성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국내 최대 공기업이지만 최근 들어 투자가 너무 적극적인 게 부담"이라며 "해외 석유개발 기업의 성과에 따라 석유공사의 리스크도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다나' 인수도 외부조달 추진···"속도조절 필요" 지적
문제는 해외석유개발 사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데 있다. 최근 석유공사는 영국 다나페트놀리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다. 인수금액은 가변적이나 16억7000만~18억7000만 파운드로 원화 기준 약 3조원에 이른다.
추가적인 광구인수까지 포함할 경우 차입금이 증가, 재무구조가 더욱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석유공사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처음으로 6000억~7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나머지 2조원 가량의 자금도 해외에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차입금이 10조원 수준으로 상승, 부채비율이 14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석유공사의 인수금융이 결정된 게 없지만 외부 조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지원이 있겠지만 분명 이전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수한 사업장의 성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도 석유공사의 부담이다. 해외자원개발에 나서지 않을 수는 없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사업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며 "얼마나 제대로 된 실사와 평가를 진행했는지 모르지만 3조원 규모의 기업을 1년새 두 개나 인수한다는 것은 너무 공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