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일단 MOU 맺었지만…'첩첩산중'

현대그룹, 일단 MOU 맺었지만…'첩첩산중'

기성훈 기자
2010.11.29 18:42

외환은행과 MOU… 자금성격 의혹 극복해야, 현대차 반격도 부담

현대그룹이 진통 끝에 채권단과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주식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인수 자금 등의 논란 속에서 일관되게 MOU 체결을 주장해 온 현대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정책금융공사 등 일부 채권단과 현대자동차가 여전히 현대그룹의 인수 자금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주식인수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9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입찰서류상 허위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해 MOU를 체결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MOU는 공정한 결과"라면서 "이제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에 필요한 사항들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단 현대는 MOU 체결로 입찰제안서상 금액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영업일 기준 2일 내에 납부해야 한다. 이후 채권단과 현대그룹은 내년 1월중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이 외환은행이 합의 없이 MOU를 체결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서 현대그룹의 앞날은 한 치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MOU 해지 카드까지 꺼내며 현대그룹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에 오는 12월 6일까지 현대건설 인수 자금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현대그룹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오는 12월 13일까지 추가 증빙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실상 최후통첩인 셈이다.

논란의 핵심은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인수자금 1조2000억원의 출처와 성격에 대한 것. 채권단은 1조2000억원에 대한 대출계약서 제출 등의 확실한 자금 증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사장은 현대건설 MOU 체결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체결된 MOU에 대한 효력엔 이의는 없다"면서 "하지만 현대그룹 자금 조달 과정에 이의가 있고, 법률적으로 봐서 검토하고 소명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그룹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MOU 파기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MOU에 5영업일 내와 추가 5영업일 내에 대출계약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MOU를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금조달 증빙과 관련해서는 "MOU에 근거해 합리적 범위에서 채권단이 요구하는 추가 해명 및 증빙 제출 요구에 대해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혀 대출계약서 제출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예비협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반발도 현대그룹이 넘어야 할 산이다. 그동안 침묵했던 현대차그룹이 공식적으로 칼을 빼든 형국이어서 현대차그룹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이상 현대그룹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찰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입찰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을 포함해 입찰에 관여한 기관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민·형사상 조치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현대차(513,000원 ▼19,000 -3.57%)그룹은 MOU 체결 직후에는 "채권단은 외환은행이 독자적으로 체결한 양해각서를 즉시 원천무효화해야 한다"고 공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현대차그룹은 이에 승복하고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의혹으로 시장 질서를 혼란시키는 일이나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 등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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