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진·신년인사 드리겠다" 수행원 없이 '나홀로'방문

구본무 LG 회장이 25일 여의도 집무실에서 이재용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사장(COO)을 만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달 8일 승진한 이재용 사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LG그룹 본관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로비에서 기자의 눈에 띄었다. 수행원이 없는 '나홀로' 방문이었다. 그는 "어떤 일이시냐"고 기자가 묻자 잠시 멈칫 하더니 아무런 대답 없이LG(91,800원 ▲4,200 +4.79%)측 인사의 안내를 받아 회장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층으로 향했다.
이 사장은 최근 재계 웃어른인 구본무 회장에게 '승진 및 신년인사를 드리겠다'는 뜻을 전했고, 구 회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날 LG 본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LG 본관에서 이 사장을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G20 비즈니스서밋이 열린 쉐라톤워키힐 행사에서 여러 정·재계 인사들과 어울려 구 회장에게 인사를 했었다.
앞서 2008년 1월 구 회장의 모친인 고 하정임 여사가 타계했을 때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조문단과 함께 20여분간 직접 조문하기로 했으나 구 회장 집무실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구 회장과 이 사장의 만남을 '의외로' 받아들인다. 전날인 24일에는 구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건희 회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재계 일각에선 이 사장의 구 회장 예방이 그동안 소원했던 삼성과 LG의 관계 복원의 시발점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과 LG가 국내에서 불필요한 신경전은 자제하고 해외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메시지가 전달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LG 관계자는 "이 사장이 얼마 전 사장으로 승진됐고 아울러 신년을 맞아 인사차 들른 것 같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 관계자도 "(신년 인데다) 사장도 되고 해서 재계 웃사람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구 회장의 이 사장 면담은 20여분으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이 사장은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LG 여의도 본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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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힌 이 사장에게 선배 경영자로서 어떤 조언을 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사장에게 "잘해 보라"고 따뜻한 격려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만 있다.
한편 이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 행사 때 만났다. 구 부회장이 당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고, 이 사장이 그를 직접 영접했다.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구 부회장은 이 사장의 고교, 대학교 17년 선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