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스키장도 거뜬하게 거슬러 올라

스바루는 어떤 상황에서도 '잘 달리는' 차를 만들겠다는 모토로 설립된 회사다. 비포장도로, 빙판길, 눈길을 전부 달리는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1995~1997년 3년 연속 종합우승, 2001, 2003년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획득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이름이지만 마니아층에서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도 우직한 달리기 성능 때문이다.
그런 스바루가 올해 1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모델이 2011년형 뉴 포레스터다. 이 차를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시승해 봤다.
뉴 포레스터에는 21년 만에 새롭게 변경된 3세대 '박서엔진'이 장착됐다. 두 명의 권투선수가 서로 펀치를 날리듯 피스톤이 맞물려 움직이는 모습에서 이름을 따 왔다. 무게중심이 일반 엔진보다 낮고 대칭형 4륜구동 시스템과 함께 주행 안전성을 배가시키는 스바루 특유의 기술력이다.
스바루가 시승장소를 스키장으로 선택한 이유도 안정적이고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 심장을 탑재한 스바루의 대표 컴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극한의 주행조건에서 어떤 성능을 보일까?
포레스터로 달린 시승코스는 눈이 두텁게 쌓인 슬라럼(지그재그로 회전하는 코스 운전)이었다. 영상의 날씨에 눈이 살짝 녹아있어 노면은 평소보다 더 미끄러운 상태다.
시속 40여km의 속도로 이 길을 내달렸지만 미끄러짐은 거의 없었다. 원하는 곳으로 핸들을 돌리면 차는 정확히 그 위치로 움직였다. 다소의 진동이 핸들로 전해졌지만 눈길 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스펜션의 충격 흡수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172마력, 최대토크 24.1kg.m을 발휘하는 2.5ℓ 4기통 신형 가솔린 엔진과 첨단 전자식 섀시 제어 시스템인 '스바루 다이나믹 섀시 콘트롤 콘셉', 그리고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안정성과 균형감이 배가된 때문이다.
이날 시승장에서는 스바루의 대표 중형세단 레거시 3.6ℓ로 400여 미터 길이의 스키 슬로프도 주행해 봤다.
눈이 쌓인 거대한 언덕길 앞에서 과연 육중한 중형세단이 여기를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채 가시기도 전에 레거시는 이미 슬로프 정상에 도달해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도 차체 흔들림이나 미끄러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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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행사 마지막에는 1997년 호주에서 열린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우승자인 코니시 시게유키와 현직 드라이버 딘 헤리지가 기자단을 태우고 슬로프를 직접 달린 레거시 택시 드라이빙이 시연됐다.
차량 성능을 극단으로 짜내는 고급 드라이빙에 차체는 슬로프 위를 좌우로 미끄러지며 요동쳤지만 불안하다는 생각 대신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이사는 "평지라면 어떤 차든 잘 달릴 수 있지만 눈길과 같은 악조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라며 "차는 어떤 상황에서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바루 레거시의 가격은 레거시 2.5 모델이 3690만원, 3.6 모델은 4190만원이다. 2011년형 포레스터는 3790만원이다.(부가세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