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중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독보적… 핸들링·가속력 수준급

캐딜락은 미국 고급 세단의 상징이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도 캐딜락 리무진을 탄다. 2009년 캐딜락의 모기업인 GM은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허머·새턴·폰티악 브랜드를 매각 또는 정리하면서도 '캐딜락' 만큼은 절대 매각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단순히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미국인의 자존심이라는 정서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런 캐딜락이 뜻하지 않은 외도(?)를 통해 선보인 차가 바로 'CTS 쿠페'다.
CTS 쿠페의 외관은 두 가지 모습을 띠고 있다. 앞에서 보면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캐딜락 특유의 당당한 모습인 반면 요트의 돛을 연상시키는 꺽인 C필러(지붕에서 트렁크라인으로 연결된 기둥)는 미래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두 가지 얼굴을 지닌 야누스인 셈이다.
또 하나 CTS 쿠페를 처음 접해본 운전자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손잡이가 없어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 마련. 터치 패드 방식을 적용해 손가락을 도어 틈에 넣어 문을 잡아당기면 열리는 방식이다. 기존 미국 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실내도 신경을 많이 썼다. 팝업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들어갔다가 나오는 8인치 크기의 대형 LCD모니터는 활용도가 높고 공조장치, 오디오 패널 등도 깔끔하게 정렬됐다. 스티어링휠(핸들)을 따뜻하게 유지시켜주는 히팅 기능도 겨울철엔 유용해 보였다. 40GB 용량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아이팟 커넥터는 덤이다.
한 가지 재밌는 건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와 각종 장치 배열이 전체적으로 한국GM의 '알페온'과 닮아있다. 캐딜락과 한국GM이 한 식구라는 걸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스포츠 쿠페답게 후륜구동 방식인 CTS 쿠페의 핸들링 능력은 수준급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빠르게 통과해도 송곳 같은 핸들링을 자랑한다. 쿠페치고는 웅장한 차체 크기 탓에 초기 가속 응답성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던 3.6L V6 VVT 직분사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37.8kg·m의 힘을 뽑아낸다.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소음은 거의 없는 편이다. 서스펜션도 미국차 답지 않게 딱딱해 출렁거리지 않았다. 단 스티어링휠 뒤쪽에 패들 쉬프트(핸들에 달려 있는 변속기)를 숨겨놔 조작이 불편하고 뒤가 낮은 쿠페의 특성상 후방 시야가 제한적인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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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연비는 리터당 8.8K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고속주행 시 연비는 10Km를 넘었다. 가격은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의 중형세단 가격 수준인 6380만원. 중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차를 원한다면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