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대수 경쟁은 토요타 우위, 수익성 경쟁은 현대차가...
토요타자동차가 올 한해 현대·기아차(179,500원 ▲11,200 +6.65%)판매의 35%를 넘어서는 공격적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톱3' 진입을 노리는 현대·기아차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도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예상돼 토요타의 공격적 판매확대는 '출혈 확대'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판매 실속은 현대·기아차가 챙길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판매 대수경쟁, 토요타가 우위=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토요타는 올 한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를 각각 700만대와 958만대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판매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 대비 7% 올린 반면 토요타는 무려 21% 끌어올렸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토요타는 주력모델 라인업을 대폭 보강했다. 우선 지난해 말 출시한 토요타의 주력 모델 신형 캠리가 올해부터 본격 판매되며 프리우스 C의 출시로 토요타 전체 판매에서 비중이 높은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보강된다.
토요타는 일본 정부로부터의 지원사격도 받는다. 일본은 지난 달 친환경 차량 구입 시 구매세를 감면해주고 현금 일부를 환급해주기 위해 올 한해 3000억엔(38억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에 따라 일본 소비자가 217만엔의 토요타 프리우스 해치백을 구입할 경우 13만5500엔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고 이에 더해 10만엔의 환급금도 받게 된다.
토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판매 비중이 높은 주력 신모델의 출시를 지난해까지 이미 마무리한 상태다. 쏘나타와 K5, 아반떼 등 글로벌 주력 차종은 5년 모델 교체 시기를 감안할 때 1~2년 뒤에야 신모델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와 토요타 모두 전체 판매에서 주력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올 한해 토요타 보다 상대적으로 주력모델 신차효과가 약할 것으로 예상된 현대·기아차가 판매대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수익성 경쟁'은 현대차 우위=하지만 '수익성 경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토요타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700만대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가야 한다. 지난해 판매 653만 대도 마른 수건을 짜듯 공장을 돌려 달성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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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토요타는 올해 958만대를 판매해도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가져가기 힘든 상태다. 현재 토요타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1000만대에 육박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토요타는 이미 확보된 생산설비로 수익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수익폭은 그만큼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 확대를 위한 자동차 가격 할인 부담도 토요타쪽이 더 크다. 한국 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7620만대로 지난해 보다 3.6%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토요타가 올해 판매를 전체 산업 수요 증가폭을 크게 넘어서는 21%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구매 유발을 위한 가격할인이 필수다.
하지만 올해 판매증가폭 목표가 7% 수준인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할인 부담이 덜하다. 이 같은 차이는 1월 미국 시장 가격할인 추이에도 반영됐다. 1월 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한 대당 1027달러를 할인해 준 반면 토요타는 1921달러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차를 팔 때 마다 남는 수익은 그만큼 현대·기아차가 높다.
◇'환율 변수'도 토요타가 더 부담=환율 변동은 올해 현대·기아차와 토요타 모두에 부담이다. 하지만 이 역시 토요타 쪽 부담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KB국민 등 국내 6개 기관은 올해 원화 평균 환율이 1073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아직 올해 환율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지만 평균환율이 1108원을 기록한 지난해 보다 환율 압박은 다소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토요타의 환율 부담은 현대·기아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최근 "엔/달러 환율이 최소 90엔이 돼야 수지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엔/달러 환율은 76엔 수준으로 단기적으로 75엔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원화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손실은 1300억원(현대차 800억원, 기아차 500억원)이 불어나며 토요타의 영업손실은 엔화 환율이 1엔 하락할 때 300억엔(4111억원)씩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