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경차 뺨치는 연비 돋보여…출력 떨어져 무늬만 스포츠쿠페 느낌도

폭스바겐의 시로코는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핫해치'(고성능 해치백 모델)다. 같은 브랜드의 형제 모델격인 골프 역시 핫해치로 분류되지만 차체의 전반적 자세는 스포츠 쿠페보다는 정통 해치백에 가깝다.
때문에 시로코는 폭스바겐 핫해치 라인업 가운데 가장 역동적 스타일의 모델이다. 국내 정식 수입되는 모델은 '시로코 R-라인'. 이 차를 직접 타 봤다.
스포츠 쿠페 모델답게 디자인은 폭스바겐의 어떤 모델보다 날렵하다. 간결한 일자형 그릴과 분명한 존재감의 보닛 캐릭터라인이 전면부 인상을 날카롭게 가다듬는다.
은근히 기울어져 뒤로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숨막히게 말려들어가는 트렁크라인은 차체의 볼륨감을 키운다.
전반적 차체 크기도 전형적인 스포츠형 모델이다. 높이와 폭은 각각 1395mm와 1820mm로 골프에 비해 높이는 85mm 낮고 폭은 35mm 길다. 때문에 바닥에 바짝 웅크려 뛰쳐나가기를 기다리는 인상이다. 디자인은 이 차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주행감은 어떨까? 여의도에서 남양주를 지나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약 80km 구간을 달렸다. 직선주로와 곡선주로가 적절히 섞여있어 주행 성능을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 특유의 낮고 둔탁한 음색이 들린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은 이내 잦아든다. 디젤엔진의 최대 단점인 소음과 진동은 다른 폭스바겐 디젤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훌륭하게 잡아냈다.
곡선주로에서의 주행재미는 이 차의 백미였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약간의 언더스티어(속도를 올릴수록 선회반경이 커지는 현상) 성향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차가 앞바퀴 굴림의 구동방식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코너 안정성은 돋보였다.
시속 80km로 코너에 진입해도 노면을 꽉 움켜쥐고 무리 없이 돌아나갔다. 낮은 차체에 따른 저중심 구조와 상대적으로 큰 휠(19인치) 덕분이다.
직진 주행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시로코 R-라인에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발휘하는 2.0TDI 엔진이 탑재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8.1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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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탁월했다. 주행을 모두 마친 뒤 트립컴퓨터에 찍힌 평균연비는 14km/ℓ. 웬만한 경차 수준의 연비다.
시로코 R-라인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에 짜릿한 곡선 주행감, 경제성 까지 갖춘 모델이었다.
하지만 다소 부족한 출력으로 인해 '무늬만 스포츠 쿠페'라는 느낌을 떨치기 힘들었던 점이 아쉬웠다. 골프 GTD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170마력 엔진으로는 이 차의 탄탄한 차체 성능을 다 살려내기 힘겨워 보였다.
시로코의 고성능 라인업에는 256마력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시로코 R'도 있다. 이 모델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