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상대 '에너지 바우처' 유력 대안
국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선별적 유류세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저소득층 계층 등에만 유류세 부담을 줄여주는 '에너지 바우처(쿠폰)' 제도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바우처 유력=27일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5달러 오른 121.57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으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유류세를 전면적으로 인하할 경우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저소득층 생계형 차량과 장애인 이동차량 등에 대한 선별적 유류세 경감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에너지 바우처'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고 있다. 생계형 차량 등을 가진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에 정부가 바우처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바우처 수급자들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을 때 바우처를 주고 기름값의 유류세 부분을 일부 또는 전부 할인받는다. 이후 주유소는 정부에 바우처를 제시하고 해당 금액만큼 받아가면 된다.
바우처 제도는 미국 등지에서 저소득층의 주택 또는 교육 관련 분야 지원을 위해 활용된 바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소비진작을 위해 바우처 형식의 '소비쿠폰'이 지급된 바 있다.
실제로 정부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지난 2008년 고유가 상황에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생계형 경유차 사용자 등에게 에너지 바우처(쿠폰)를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에너지 바우처 부작용 우려=에너지 바우처 제도는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만 선택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선 '암시장 형성' 가능성이다. 일부 수급자들이 정부로부터 바우처를 받은 뒤 이를 일부 할인된 가격에 다른 사람들에게 되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차량을 거의 몰지 않으면서 생계형 차량을 운행한다고 정부에 신고해 바우처를 받아낸 뒤 값을 깎아 팔아치우는 것이다. 소위 '바우처 깡'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펼친 희망근로사업 과정에서 급여가 상품권으로 지급되자 일부 수급자들이 '상품권 깡'을 통해 암시장에서 매매,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암시장 형성은 정부의 재정지원의 혜택이 필요한 계층이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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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비용도 문제다. 바우처 지급 기준을 정하고, 대상을 선정하고, 바우처를 전달하고, 주유소와 비용을 정산하는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력이 소요된다. 또 암시장 등을 통한 바우처 전매를 감시하는 과정에서도 추가로 행정력이 들어간다.
만약 바우처 제도 대신 저소득층 또는 장애인 등에게 유류비 전용 카드를 지급하거나 주유소에서 집적 신분을 확인해 유류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깎아주는 방법 등을 쓴다면 전산 및 행정 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로서는 정부가 방향을 잡으면 옳든 그르든 그에 적극 호응하는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선별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줄일 방법으로 에너지 바우처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