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9월14일(10:22)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때 잘나가던 LED조명 제조업체였던 A사는 전 대표이사 B씨의 주식담보대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B씨는 2008년 금융위기 전 정부의 녹색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무리하게 사세 확장을 감행했다. 금융위기 후 LED 붐이 사그라졌고 회사 수익도 꺽였다.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을 상실한 B씨는 급기야 사채 업자에까지 주식을 들고가 손을 벌렸다. 이마저도 제때 돈을 갚지 못했고, 사채업자측에서는 반대매매를 시작했다. A사 주식은 며칠간 하한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B씨는 결국 몇십 년간 일군 A사를 다른 기업에 팔아 남은 대출금을 변상했다.
#엘리베이터 가이드레일 업체인 C사의 대표이사 D씨는 몇 년간 주식담보대출 기관을 잘못 기재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증권사에서 받은 것으로 허위기재했다. 일명 '동전주'인데다 투자 위험 가능성이 농후해 증권사에서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에서 대출받고 증권사에서는 담보 주식을 위탁 관리만했다. 최근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며 대출기관을 정정하는 촌극이 발생했다. D씨는 지분 보유 전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태다.
코스닥상장사 대표이사들의 주식담보대출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대출 목적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기재돼있지 않다. 대부분 사적인 용도나 회사의 사세를 키우기 위해 쓰인다.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할 부분은 담보로 잡힌 주식 수와 대출 기관, 계약일 정도다. 만기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했을 경우 대출 기관에서는 반대매매를 강행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둔 것이다.
모든 코스닥상장사 대표이사들이 정직하게 본인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신고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명백한 불법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들이 이같은 모험(?)을 하는 이유가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제도권에서 더이상의 대출이 어려워 사채시장으로 불리는 비제도권에서 돈을 빌리는 까닭이다. 사적이건 공적이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 셈이다.
비제도권에서 빌린 돈을 기한내 갚으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갚지 못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무자비한 반대매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넋 놓고 반대매매에 당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대표이사 등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알고 있었다면 대출 만기일 이전에 주식을 팔거나 회사에 상황을 알아보는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상장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대주주가 투자자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보유 지분의 현황을 정확하게 알릴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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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역시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지분공시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의무적으로 기재하는 담보 주식 수와 대출기관, 계약일 이외에도 대출 목적이나 대출금 역시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 용도인지 회사와 관계되는 일인지 자금용도를 밝혀야 한다. 대출금액도 상환 가능성을 가늠할 척도로 쓰일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알권리를 넓히는 것이 투자자 보호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