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에서도 달라진 한국 부품 위상

[기자수첩]일본에서도 달라진 한국 부품 위상

김도윤 기자
2012.10.28 16:20

요즘 국내 전자 부품 업계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단적인 예가, 전자 부품의 본고장이라 할 만한 일본에서 우리나라 제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세계 콘덴서 1위 기업 파나소닉이 국내 업체의 콘덴서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FPCB(연성회로기판)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일본의 디스플레이 기업 재팬디스플레이는 얼마전 국내 업체 2곳을 공급사로 선정했다.

일본 업체들의 태도가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국내 부품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터플렉스는 FPCB 시장 1위 자리를 넘보고 있고, 이노칩은 스마트폰의 노이즈와 정전기를 막아주는 통합칩을 일본 기업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동안 일본기업들은 한국 부품에 대해 값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져 사용하기 꺼림칙하다는 평가를 내려 왔다. 하지만 이제는 '가격을 고려하면 품질도 괜찮은 수준'이라는 정도로 올라섰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려 세계 전자 시장의 주도권을 놓친 일본 세트업체들의 위기의식도 한몫했다. '품질 최우선'을 고집하느라 비싼 자국 부품만 쓰다가 가격경쟁력을 잃다보니 이젠 살아남기 위해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

외부 환경도 국내 부품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부품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있던 태국의 홍수, 일본의 지진, 원전 사고까지. 세계 세트 기업들은 이제 일본 부품을 대체할 공급원을 찾고 있다.

여기에 삼성 LG 등 국내 세트업체와 협력하며 쌓은 경험이 무시할 수 없는 재산이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TV, 휴대폰 등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이끌면서 국내 부품 업체의 위상도 더불어 올라간 것. "삼성전자와 거래하지 않았으면 외국 세트 기업들이 우리 회사를 쳐다보기나 했겠어요?"라는 국내 부품 업체 관계자의 말은 빈말이 아니다.

한 국내 부품 업체 고위 관계자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국내 부품 업체들이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조그만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사소한 실수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