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속 발행여건 악화...다음달 3000억원 일반 회사채 발행으로 대체
대한항공(24,700원 ▲750 +3.13%)이 결국 신종자본증권(일명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포기하고 대신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최근 발행됐거나 발행예정인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가중되면서 발행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당초 이달 초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권) 발행으로 5억달러(한화 6000억원)를 조달키로 했으나 이를 포기하고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15일 회사채 발행 주관사를 선정하고 다음달 13일 발행하는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만기 5년과 7년물로 나누어 발행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의 경우 절반도 소화되지 않아 이번 발행도 수요를 장담하기 어려운데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렵게 되면서 급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채권발행 방향을 바꾼 것은 신종자본증권 논란 속에서 은행들이 발을 빼면서 발행여건이 악화된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하나은행 등은 대한항공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필요한 신용공여를 검토했으나 최근 논란이 가중되자 신용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이 이론상 최장 30년까지 만기로 하는 초장기채권이나 여건상 5년정도의 은행보증채 비슷하게 운용돼 자본으로 볼수 있느냐는 논란이 지속돼 왔다. 오히려 수치상 부채비율만 낮춰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하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회계기준원도 최근 관련사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자본시장연구원도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부채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외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부채비율이 900%에 가까운데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있어 은행들이 신용공여를 해주는 것이 더욱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농협에 신용공여를 요청했으나 이마저 거부당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채 발행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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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당초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발행에 성공하면 부채비율을 올해 안으로 600%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래 신종자본증권은 금융기관 외에 일반기업은 발행할 수 없었지만 지난 4월 상법 개정을 통해 가능해졌다.
지난 9월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달러 발행에 성공한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발행을 검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