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 한진重 천막농성장 방문…회사·새 노조 "외부 개입 자제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다시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회사 측과 상당수 생산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외부 개입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감이 없어 어쩔 수없이 휴업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회사 복귀를 막는 것은 사측이 아닌 정치권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16일 '회초리 민생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았다. 조선소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지난해 6월부터 회사 측이 제기한 15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사측이 정리해고 노동자 92 명을 전원 복직시키면서 해소되는 듯 했지만 지난달 금속노조 지회 조합원이던 최강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다시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부산시당 차원에서 최 씨 사망과 관련한 대책 특위를 구성했다. 지난 5일에는 조선소 앞에 1년 5개월만에 '희망버스'도 등장했다.
민주당이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부산 민주공원에 이은 방문지로 한진중공업 농성장을 선택한 것은 노조를 비롯한 지지세력 단속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을 반기는 노동자는 소수다. 문 위원장 등의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김상욱)은 민주당 부산시당을 방문해 문 위원장의 방문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상욱 위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 사태에 정치권이 개입하면 선박 수주가 차질을 빚게 돼 노동자만 피해를 본다"며 "회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항의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문 위원장 등이 사태해결은 못하고 기대치만 올려놓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1월 복수노조로 설립된 '후발 노조'이지만, 전체 생산직 조합원 751명 가운데 4분의3에 가까운 547명(73%)이 가입돼 있다. 천막 농성을 벌이는 금속노조 지회 소속 조합원은 27%에 불과하다.
한진중공업은 일부 노조원의 농성과 외부 개입으로 인한 경영악화, 휴업 대상자 증가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도조선소는 2008년 이후 주력 분야인 상선 수주가 전무한 실정이다.
2011년 4척을 수주하기로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갔지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취소됐다. 현재 조선소 가동률은 30%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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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특수선 제작 현장만 직원들이 투입돼 있을 뿐 '돈이 되는' 상선 제작 현장은 건조 중인 배가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새해 들어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이 잇따른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은 부러움 섞인 시선만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사측 관계자는 "지금 계약 얘기가 1, 2 건 오가고 있고, 선주들이 다음 주 중 회사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회사 정문의 천막농성장을 보면 선뜻 계약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상욱 위원장은 "회사가 수주를 해야 일감이 있어서 휴직자들도 복직을 할 것 아니냐"라면서 "2011년 4척 계약만 취소되지 않았어도 지금은 휴직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노조원은 "농성장에 주인이라 할 노동자들은 거의 없고, 시민단체와 정치권 인사 등 '객(客)'만 와서 떠들다가, 책임도 지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라고 외부 세력 개입에 불만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