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결과를 접하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유죄도 아닌데 검찰 기소만 갖고 벌이는 언론플레이다."
지난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이에 오간 설전이다. 수원지검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기술을 LG디스플레이에 빼돌린 혐의로 전 현직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과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을 기소한 것이 발단이 됐다.
돌이켜보면 당시 사건에 대한 설명보다 기억에 남는 건 상대회사를 비하한 날선 발언들이었다. 두 회사 고위 임원들 입에서 이 같은 말이 오갔고 반박 재반박 재재반박을 이어나갔다. 법정이 아닌 장외에서 벌이는 난투극은 얻는 것도 없이 서로를 헐뜯고 할퀴어 놓기만 했다.
최근 화해 국면에 접어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냉장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날카롭게 쏘아붙이던 두 회사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 및 자료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취하 카드를 꺼내들면서 다행히 장외 다툼은 멈춰선 듯하다.
사실 검찰에서 기소까지 한 사건을 두고 두 회사 간 합의가 이뤄지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한 쪽이 기술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덮어놓고 화해만 하자고 하는 일 역시 상식을 벗어난다. 이 상황에서 두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정해진 싸움터(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다. 그래야만 감정의 앙금도 주위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서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같은 극단적인 수단은 꺼내들지 않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번 화해 무드를 조성하는데 정부의 역할도 컸다. 다만 정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무작정 화해를 요구하는 것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덮어두는 것일 뿐이다. 법원의 판단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