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불산누출,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기자수첩]삼성 불산누출,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정지은 기자
2013.03.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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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빠른 시일 안에 환경안전 업무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겠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3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 표명은 이번이 4번째다. 삼성전자가 하나의 사고로 이처럼 많은 사과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가 잇따르면서 커진 주민들의 불안감과 삼성에 대한 신뢰 추락 등과 무관치 않다. 최근엔 삼성전자를 아예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경찰의 출동부터 소방차의 진입까지 막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연일 이어졌고 삼성전자는 졸지에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집단으로 매도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비상벨이 울렸는데도 삼성전자가 직원들을 대피시키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배기장치가 아예 없었다는 정부의 발표도 나왔다. 이를 근거로 불산 가스를 외부로 유출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하지만 이는 공장 내부의 시스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배기장치는 각 장비 내에 있는 것으로 유출시 이 장비를 통해 유해물질을 중화시켜 외부로 배출한다.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이 배기장치가 없다는 오해를 만든 것이다. 불산 가스 외부 유출 여부는 조만간 환경부의 조사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이런 의혹제기는 피해 유족이나 국민, 삼성전자 모두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 사고의 본질을 흐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뿐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접하는 외신들의 반응은 국내 언론들의 과열반응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하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환경부의 조사를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비난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사고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안전관리 미숙은 질타 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있다. 아직 조사는 끝나지 않았다.

누가 더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비난에 앞장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찰과 환경부, 고용노동부의 종합 수사결과가 발표된 뒤 문제를 면밀히 분석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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