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서울 서초동삼성전자(178,100원 ▲10,300 +6.14%)본사 사옥에서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와 오찬을 겸해 회동하며 양사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래리 페이지와 2시간여 만찬과 미팅을 한 후 오후 1시경 배웅하는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일렬로 서서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 촬영에 응해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신종균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 삼성 측 고위 관계자와 니케시 아로라 구글 수석부사장 겸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BO), 선다 피차이 크롬 및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담당 수석부사장이 함께 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해외 주요 기업 CEO들과 오찬이나 만찬 후 이들을 배웅할 때 사진기자들이 있더라도 좀처럼 포즈를 취한 적은 없다. 이날 래리 페이지가 사진기자들 쪽으로 몸을 돌리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실장, 신종균 사장 등과 함께 나란히 한 줄로 서서 어깨동무를 하고 포즈를 취하는 여유를 보였다.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이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유기EL(OLED: 유기발광다이오드)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종균 사장은 "뉴코퍼레이션(새로운 협력), 뉴코퍼레이션"이라고 짧게 말했다.
이 부회장은 래리 페이지와 니케시 아로라 수석부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로 떠난 후 남아있던 구글의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과 함께 들어가며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담당하고 있는 산다 라는 친구"라고 소개하고,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고 설명하며 함께 서초사옥으로 다시 들어갔다. 선다 수석 부사장은 "땡큐"라고 짧게 인사했다.
선다 부사장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에 이어 크롬과 안드로이드 사업을 책임진 인물이다. 그는 래리 페이지 CEO가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는 동안 삼성 관계자들과 추가적인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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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 CEO가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을 헬기로 이동해 1시간여 방문하고, 다시 서초사옥에서 2시간 여 대화를 나눈 것으로 봐서 삼성과 구글은 새로운 협력 관계를 위한 큰 획을 이날 그은 것을 보인다.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구글과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모종의 제휴를 맺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지난 21일 서초사옥에서 빌 게이츠 MS 이사회 의장과 2시간 30분 가량의 만찬을 가진 이 부회장이 래리 페이지와 어깨동무까지 하며 우의를 과시한 것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을 향한 암묵적인 '무력시위'의 성격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양사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래리 페이지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굳이 헬기까지 동원해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현장을 방문한 것은 'OLED'를 탑재한 구글폰이나 구글TV 등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제휴'에 앞서 사업장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래리 페이지 CEO는 이날 오전 8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공식 방한했다. 입국즉시 헬기편으로 삼성 아산탕정 LCD공장을 방문해 1시간가량 둘러본 뒤 10시 40분께 다시 헬기편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이동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2시 청와대, 오후 4시에는 구글코리아를 방문한 뒤 오후 6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