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페널티만 있는 택배기사 서비스 평가

[기자수첩]페널티만 있는 택배기사 서비스 평가

김태은 기자
2013.05.13 05:12

"고객 불만이 접수될 때마다 페널티를 준다면, 고객에게 칭찬받으면 인센티브를 주는건가요?"(CJ대한통운 한 택배기사)

페널티만 있고 인센티브는 없는 서비스 평가 제도가 결국 택배운송 중단 사태를 불렀다. CJ대한통운이 택배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택배 기사들에게 금전적 페널티를 적용키로 하면서 택배 기사들이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고객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택배 기사에게 3만~10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배송 물량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면 택배 기사들이 보상토록 하는 페널티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다. 택배 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다. 제대로 그리고 친절하게 배송하지 않으면 많게는 한 달에 수십만원의 벌금을 낼 수도 있다.

택배 기사들은 이같은 페널티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최근 CJ대한통운의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으로 배송이 종종 지연돼 고객 불만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배송 물량의 파손과 분실의 상당수가 허브 터미널 분류 과정에서 일어나 책임소재도 가리기 쉽지 않다. 기사 개인의 잘못 뿐 아니라 회사 시스템 문제까지 택배 기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예상 시간보다 빠르게 택배 물건을 전달하거나 친절한 태도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경우 택배 기사에겐 어떠한 보상도 없다. 하지만 '고객의 소리'를 서비스 평가에 반영하는 항공사는 좀 다르다. 항공사들은 탑승객이 제기하는 불만이나 항의 뿐 아니라 칭찬도 평가한다. 서비스의 근본적인 목적이 손님의 만족인만큼 '칭송레터'를 많이 받은 승무원은 승진에도 유리하다. 고객의 칭찬을 인센티브 잣대로 활용하는 셈이다.

서비스업은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다. 종사자들의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수준이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CJ대한통운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싶다면 잘못한 점을 지적하는 페널티보다는 잘한 점을 칭찬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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