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한 중국에서 거의 돈을 못 벌고 있습니다. 때문에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좋지 못합니다. 하반기에도 중국시장에 기대를 걸지 않고 있습니다."(두산인프라코어 재무 담당 임원)
"어려운 철강업황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점 인정합니다. 세계 철강업황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원가절감에 더욱 주력해 수익개선을 이루도록 하겠습니다."(현대제철 재무 담당 임원)
올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설명회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장밋빛 전망이나 기대감은 찾아볼 수 없고 부진한 실적을 인정하며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적잖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제외한 국내 간판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대에 못미쳤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23조1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2조4065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매출은 4.5%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0% 가까이 줄었다.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포스코 등 산업 소재 중심 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도 30% 이상 줄어 3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건설과 해운업을 하는 기업들 중 적자를 낸 곳도 수두룩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다. 국내 대표 기업들은 하반기 이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심각한 위기라는데 정책당국은 영 딴판이다. 정부는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4%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놨다. 기업들은 녹록지 않은 글로벌 여건에 정상적인 경영활동마저 옥죄는 정치·사회 분위기까지 더해져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봐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