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는 한국의 정체성…'마술같은 발전'의 비결"

"삼성·현대차는 한국의 정체성…'마술같은 발전'의 비결"

양영권 기자
2013.12.04 06:31

[인터뷰] 킨 산 이 미얀마 국가계획경제부 차관

사진=양영권 기자
사진=양영권 기자

"삼성과 대우, 현대·기아차는 오직 한국이 갖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건 국가의 정체성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들은 한국이 성장하는 중요한 동기를 줬습니다. 이런 브랜드들이 없었다면 한국이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국의 발전경험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킨 산 이 미얀마 국가계획경제부 차관(사진)은 지난달 29일 기자와 만나 자신이 파악한 한국의 발전비결의 하나로 '한국만의 브랜드'를 꼽았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갖는 것은 국가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그런 브랜드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역사는 한국과 많이 닮아 있다. 미얀마는 1945년 2차대전 종료와 함께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했다. 48년 최초로 민간정부가 수립됐지만 혼란이 계속됐고 62년 군부 쿠데타로 군사통치시대에 접어든다.

하지만 이때부터 운명은 갈렸다. 서구식 자본주의를 택한 한국과 달리 미얀마는 사유재산제도 폐지, 계획경제, 고립경제 등 '버마식 사회주의'를 채택했다. 이후 경제 후퇴와 함께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88년 군사독재 체제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혼란이 계속되다 2008년 신헌법 수립 이후 개혁개방의 길을 걷고 있다.

킨 산 이 차관은 일련의 개혁정책과 공무원 역량강화를 추진하는 미얀마정부가 지난해 발탁한 인물이다. 차관을 맡기 전까지 그는 양곤경제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고위관료 대부분이 군 출신인 미얀마에서 학자 출신이 요직을 맡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그는 현재 KDI와 같은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수립작업도 지휘하고 있다.

킨 산 이 차관은 한국역사에 대해 "비슷하게 어려운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미얀마인들이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전상에 대해서는 "매우 거대한 발전"이라며 "영화나 마술과도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60년대 한국은 우리와 매우 비슷했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며 "하지만 매우 열심히 일하려 했고 강한 정치적인 리더십 아래 잘 짜인 프로그램을 수행했다"고 했다. 또 "미얀마도 한국을 모델로 해서 이걸 채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킨 산 이 차관은 공공분야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공분야가 개혁돼야 정치와 사회경제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이 근대화 기간에 독재와 인권문제 등 매우 슬픈 얘기가 있었지만 그런 걸 두려워하면 우리는 앞으로 갈 수 없다"며 "이런 것들을 조화시키는 정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킨 산 이 차관은 미얀마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앞으로 양국의 경제협력 과정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햄버거 체인 롯데리아가 미얀마에 매장을 개설한 사실을 소개하며 "한국의 드라마를 통해 이미 한국의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롯데리아가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금'과 '아이리스' 등 드라마 프로그램을 어느 가게에서든 살 수 있고 미얀마 TV에서는 매일 한국의 드라마를 방송한다"며 "한국에 비해 일본은 미얀마에서 대중적이지 않은데, 한국은 매우 전략적으로 문화접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