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그룹 인사팀장 SKY 출신 '제로'… 삼성전자 등기임원도 '4인4색'

지난 15일 삼성이 19년 만에 서류전형을 도입하는 등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선했지만 서류전형 부활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류전형이 '출신학교별'로 입사제한을 두고 걸려내기 위한 장치라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
입사준비생들 사이에선 삼성의 서류전형에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무조건 통과하고 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은 대부분 통과,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는 '학과나 성적'에 따라 통과 또는 탈락이 결정되며 건동홍(건국대·동국대·홍익대)은 인사담당자 마음대로라는 루머까지 나돌 정도다.
이런 얘기들이 사실일까. 삼성의 인사시스템과 삼성 사장단이나 삼성 인사팀장들의 구성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사장단 가운데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 비율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룹 전체를 보면 특정 대학의 쏠림현상은 다른 그룹보다 덜하다. 특히 핵심요직을 보면 특정대학 편중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삼성전자는 현재 권오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CE(가전)부문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사장(CFO) 등 4명의 사내 등기이사를 뒀다.
이들은 각각 서울대, 한양대, 광운대, 경북대 등으로 출신 대학이 모두 다르다.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삼성의 문화 덕분이다.
청주상고(현 대성고)와 청주대를 졸업한 박근희 삼성공헌위윈회 부회장은 지난해 '열정락서' 강연에서 "삼성에서 일하면서 상고나 지방대 출신이라는 게 걸림돌이 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신입사원을 뽑는 업무 책임자인 인사팀장들의 이력은 어떨까. 삼성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고 95년 열린채용을 시작한 시점의 인사팀장부터 따져보면 일반에서 인식하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 그룹 인사팀장 중 소위 말하는 'SKY'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94년 당시 삼성그룹 인사팀장을 맡은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은 부산대 출신이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노인식 현 삼성전자 사장(삼성경제연구소 파견)은 성균관대, 그 후임인 성인희 현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경희대, 뒤를 이은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한양대, 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인 정금용 부사장은 충남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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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학벌 철폐' 철학은 이건희 회장이 97년 펴낸 자전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회장은 "고졸자들을 특별히 잘해주자는 게 아니라 졸업장을 이유로 기회의 차별을 두지 말고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고졸임원과 대졸임원을 써보니 능력에 큰 차이는 없더라"고 말했다. 그 어떤 것보다 하고자 하는 열정이 최고의 '스펙'임을 강조한 것.
그런데도 삼성이 서류전형을 도입한 이유는 뭘까. 미리 준비하지 않고 단 한번의 시험에 올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 응시하는 전자공학 전공자의 전공과목 이수비율이 전공자로 보기에 훨씬 못미치는 경우를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지방대 35%, 저소득층 사회적 배려 5% 등은 의무적으로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