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3네트워크'의 첫 번째 목표가 한국 등 동아시아 선사입니다. 'P3'는 결국 물동량을 갖고 한·중·일을 위협할 것이 분명합니다. 한·중·일 3국 가운데 'P3'의 위협에 가장 취약한 국가는 우리나라죠."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전무가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P3'는 다음달 출범하는 글로벌 해운사 1~3위(머스크, MSC, CMA-CGM)의 연합체로, 기존 얼라이언스(해운동맹)와 달리 공동출자해 회사를 만들고 선박이나 연료 등도 함께 구매할 계획이다. 이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해운사들은 'P3'의 출현을 우려한다.
특히 국내 선사들의 걱정이 크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이 확실한 상태고, 일본은 선주와 화주의 힘이 강하지만 한국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이 경영난으로 기초체력이 약해져 있어 'P3'의 공격에 버틸 힘이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P3'의 아시아-유럽노선 점유율은 40.7%에 달한다. 업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유럽노선으로 좁히면 거의 절반인 48.3%가 P3의 몫이다.
해운업계는 'P3'가 초기에는 저렴한 운임정책을 펼쳐 화주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쟁 선사가 하나둘 사라지면 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P3'의 영향력은 선사에만 미치지 않는다. 'P3'는 물동량을 무기로 이미 광양항과 부산항을 경쟁시킨다. 광양항과 부산항 모두 'P3' 유치에 사활을 걸 정도가 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P3'가 주문을 함께하면 수주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같은 'P3'의 움직임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듯보이지는 않는다.
업계뿐만 아니라 학계까지 나서 개별 국가가 아니라 국가별 공조체계를 통해 'P3'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반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P3'가 시장을 장악해버리고 나면 그때는 더 손 쓸 방법이 없다. 조속한 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