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드(곡면) TV는 3~4년 정도 성장하다 사라질 것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TV보다 조명용이 더 매력적이다."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 유럽총괄 이사는 지난 25일 터키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이런 예상을 내놨다. 커브드 TV는 삼성전자, OLED TV는 LG전자를 각각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224,500원 ▲5,000 +2.28%)는 올해 프리미엄 UHD(초고선명) TV시장을 이끌 전략제품으로 커브드 TV를 민다. 제품 출시부터 판매까지 모두 '세계 최초'의 스타트를 끊었다.LG전자(130,000원 ▲2,500 +1.96%)는 2~3년 뒤 본격화될 OLED TV시장을 염두에 둬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출시될 예정인 65·77형 OLED TV 모두 세계 최초다. 양사 모두 그레이의 지적이 반가울 리 없다.
시장조사업체의 전망은 대개 당장 많이 팔 수 있을지, 가격대가 합리적인지 등의 분석에서 출발한다. '지금으로선' 커브드 TV가 한때 유행에 지나지 않고, OLED TV는 대중이 살 만한 가격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회의론을 그냥 수용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과거 CRT(브라운관) TV에서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TV로 전환되던 시기에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승승장구할 때만 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는 없어보였다. 당시 삼성전자, LG전자가 당장 돈이 되는 사업에 치중하고 LCD(액정표시장치) TV에 소홀했다면 지금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눈앞의 이익보다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려는 노력은 단순한 우월감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뒤늦게 수익이 커지는 제품군에 집중하는 것은 후발주자의 스탠스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업체에 어울리지 않는다. 시장 선도업체들의 필수조건은 시장을 끌고나가는 힘이다. 이런 측면에서 경쟁업체들보다 먼저 시작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에 집중하는 행보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3년 후 평면보다 커브드 TV가 대세가 될 수 있고, OLED TV시장도 더 빨리 열릴 수도 있다. 양사 전략제품들이 성공을 거둬 시장조사업체들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