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의미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얘기다.
중국 한비자의 내저설과 전국책의 위책 혜왕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전국시대 위나라 방총이 태자와 함께 조 나라에 볼모로 떠나면서 혜왕에게 주변의 거짓말에 속지 말라며 들려준 일화는 이렇다.
방총은 혜왕에게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혜왕은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느냐"라고 답한다.
그러자 방총은 “또 한 사람이 찾아와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믿으시겠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혜왕은 "역시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하지만 방총은 "만약 세 번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그때도 믿지 않겠느냐"고 묻자 혜왕은 "그 땐 믿어야지"라고 한데서 '삼인성호'라는 말이 유래됐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도 여러 사람이 거짓 간언을 하면 논리적이지 않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사람심리를 설명한 내용이다.
요즘 SNS나 메신저로 시중에 떠도는 루머는 처음에는 "설마"로 시작되다 나중에는 "아마 그럴지도 몰라"로 의심하게 되고, 여러 번 다른 경로로 같은 얘기를 듣다보면 실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인 것처럼"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이 아닌 이런 루머는 정보가 제대로 공개가 되지 않았거나, 어떤 의도를 가진 것 경우 양산된다.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한 것이거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허구를 사실인 것처럼 믿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라고 한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 쓴 '재능있는 리플리씨'라는 소설의 주인공 리플리가 재벌의 아들인 친구를 죽이고 자신이 그 친구인 것처럼 살아가다가 실제 본인이 그 친구라고 믿게 되는 얘기에서 유래됐다.
또 유사한 것으로는 '뮌히하우젠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실제로는 병이 없는데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자해를 해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신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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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독일의 실존인물인 허풍쟁이 남작 뮌히하우젠에서 이름을 따서 붙인 것으로 일명 '관심병'으로도 불린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과장하고 허구를 만들어내는 증상이다.
지난 10일 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후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SNS 등 여러 곳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떠돌아다녔다. 그 중 한 인터넷매체가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이 회장이 이날 오전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이 보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며 이 회장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그 사이 '동탄맘' 등 주부들이 자주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보도가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19일 해당 매체에 내용증명을 보내 오보의 삭제와 정정보도문 게재를 요청한 상태다.
이 매체는 첫 기사에서 "삼성이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진 후 17일 (사망사실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가 17일 아무런 발표가 없자, '17일'을 '조만간'이라고 슬그머니 수정했다. 또 16일에 올린 기사에 지난 18일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고 한 얘기까지 덧붙여졌다.
하지만 이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이라는 여러 차례의 설명에도 여전히 별세기사는 그대로 둔 상태다. 이 매체가 삼성의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하는 이유는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자사를 알리려는 의도로 삼성에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