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달고 살더니..."앞이 안 보여" 실명 부르는 이 질환, MZ 세대 덮쳤다

폰 달고 살더니..."앞이 안 보여" 실명 부르는 이 질환, MZ 세대 덮쳤다

정심교 기자
2026.05.14 0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요즘 MZ세대의 눈 건강이 심상찮다. 황반변성·망막혈관폐쇄 등 시력을 잃는 눈 질환이 과거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10년새 20~30대에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특히 이런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고도근시가 초등학생 사이에서 급증하면서 향후 젊은 층의 눈 건강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별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이유와 대책을 찾아본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해 신생혈관이 생기면 유리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은 유리체출혈 환자의 병변(왼쪽)과 시야 예시(오른쪽).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해 신생혈관이 생기면 유리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은 유리체출혈 환자의 병변(왼쪽)과 시야 예시(오른쪽).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고도근시→ 황반 퇴행성 변화→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이 망가진 질환으로, 시각세포가 죽어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가 2014년 3039명에서 2024년 6375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그간 중장년 세대에서 '노화'로 인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소아 근시환자가 급증하면서 고도근시로 인한 '근시성 황반변성'이 늘면서다.

아일랜드 더블린공과대와 한국 김안과병원 공동 연구팀이 한국·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 분석했더니, 우리나라 18~39세 젊은 층의 근시 유병률은 75.8%로 미국(45.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락막 신생활관이 출혈을 일으켜 실명을 유발하는 과정.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맥락막 신생활관이 출혈을 일으켜 실명을 유발하는 과정.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고도근시가 진행할수록 눈의 앞뒤 길이(안축장)가 길어진다. 이 때문에 망막과 맥락막이 전반적으로 얇아지고 늘어나, 황반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고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근시로 인해 눈이 길어진 환자의 맥락막 혈류에 변화가 생기면서 맥락막에 신생혈관이 형성된 것으로, 황반의 손상을 초래한다.

초기엔 자각 증상이 없거나 미미한 경우가 많지만, 변화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하거나 신생혈관이 생기면 중심시력(물체 가운데를 보는 시력) 저하, 변형시(글자·직선이 휘거나 구부러져 보임) 등의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과거 50대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던 노인성 안질환과 고도근시 관련 망막질환이 최근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 사용, 실내 위주의 생활 습관과 맞물려 젊은 층의 시력을 위협할 수 있다"며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면 적극적인 관리로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만큼, 부모님과 자녀 모두 정기적인 눈 검진과 안저검사를 받는 습관을 지닐 필요 있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당뇨망막병증→신생혈관→출혈

당뇨병 첫 발병 나이가 어려지면서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도 20~30대에서 증가세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비만,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젊은 연령층의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 환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 수는 2014년 8458명 대비 2024년 1만596명으로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시력 저하를 일으키고,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혈관이 약해지는 것이다. 혈관이 약해지면 출혈이 생기고, 혈관벽이 늘어나 미세동맥류가 형성되거나, 혈액 속의 성분이 혈관을 빠져나가 망막에 쌓일 수 있다. 이렇게 혈관 밖으로 유출된 성분이 시력에 가장 중요한 황반 부위에 쌓이면(당뇨황반부종)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안저촬영 결과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왼쪽)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오른쪽)을 알 수 있다.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당뇨병 환자의 안저촬영 결과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왼쪽)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오른쪽)을 알 수 있다.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당뇨망막병증이 더 악화하면 망막에 혈액이 잘 통하지 않는 부위가 나타나고, 이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한 반응으로 신생혈관증식이 생길 수 있다. 신생혈관은 기능·구조가 비정상적이며, 혈관벽이 매우 약해 쉽게 터져 출혈을 일으킨다. 출혈이 생기면 시력이 더 저하되며, 섬유화 증식(신생혈관과 함께 수축하는 성분으로 구성된 막과 같은 조직이 자라나는 것)으로 망막조직을 당기면 망막조직이 떨어지는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시력 변화가 거의 없거나 매우 경미한 경우가 많다. 비문증, 시야 흐림, 시력 저하, 변시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망막 출혈·부종 등이 동반된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해 신생혈관이 생기면 유리체 출혈이나 견인 망막박리 등이 발생해 △비문증 △광시증(시야에 빛이 번개와 같이 번쩍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각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당뇨병→ 망막혈관폐쇄→ 시력 저하

망막혈관폐쇄도 젊은 층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 수는 2014년 1438명에서 2024년 1775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망막혈관폐쇄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고령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동맥경화가 눈 망막정맥 내에 생기면 혈전이 형성돼 망막동맥과 정맥의 교차부위에서 폐쇄가 일어난다.

망막 속 주변부 혈관인 분지망막정맥이 폐쇄된 환자의 눈 촬영 사진. 시력상실을 야기하는 망막혈관질환 중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환이다./사진=서울아산병원
망막 속 주변부 혈관인 분지망막정맥이 폐쇄된 환자의 눈 촬영 사진. 시력상실을 야기하는 망막혈관질환 중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환이다./사진=서울아산병원

망막혈관폐쇄는 망막 동맥이 폐쇄되느냐, 망막 정맥이 폐쇄되느냐에 따라 나뉜다. 폐쇄된 혈관이 중심부인지 주변부인지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는 "그중 망막 동맥이 폐쇄된 건 혈전, 동맥경화성 혈관질환, 혈관염 등이 원인으로 꼽히며, 망막중심동맥 폐쇄 환자의 3분의 2가 고혈압, 4분의 1에서 당뇨병이 관찰될 만큼 고혈압·당뇨병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중심망막정맥 폐쇄되면 급격한 시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일시적으로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상태가 갑작스레 수초에서 수 분간 진행돼 증상을 느낀 후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변부 약간의 분지망막정맥 폐쇄는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약간의 시야장애가 있어 우연히 안과 검진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망막혈관폐쇄는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등 전신 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 있다. 중심부 혈관이 막히면 갑작스럽고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과거엔 망막혈관폐쇄가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유병률이 높아진 만큼, 전신 혈관 질환을 앓는 MZ세대는 망막혈관폐쇄 발생 위험을 염두에 두고 조기 진단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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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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