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한국 아이스하키 꿈 이뤘다"

[단독]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한국 아이스하키 꿈 이뤘다"

안양(경기)=김남이 기자
2014.09.22 07:00

한국 아이스하키, 평창 동계올림픽 진출 확정..."죽기살기로 경기력 높이겠다"

지난 20일 안양 한라 홈경기 개막전을 관람하고 있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사진제공=한라그룹
지난 20일 안양 한라 홈경기 개막전을 관람하고 있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사진제공=한라그룹

"아직 얼떨떨하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꿈을 이뤘다."

지난 20일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팀 홈 개막전이 열린 경기 안양시 비산동 안양 실내빙상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맡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 출전의 꿈을 이뤄서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집행위원회는 전날 오후(한국시간)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린 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의 대회 진행 방식을 확정, 한국 남녀 대표팀에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출전권을 부여했다.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올림픽 무대 진출이다.

이날 정 회장은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장을 방문해 직접 정문 앞에 서서 일일이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정 회장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본선 진출을 확정한 만큼 경기력 향상이 문제인데, 죽기 살기로 하겠다"며 "큰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협회장에 취임한 후 첫 소감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본선 진출에 힘썼다.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스포츠 외교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폐지된 개최국 자동진출권을 다시 따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IIHF사무국이 스위리 취리히에서 연 '평창올림픽 관련 특별 워크숍'에 직접 날아가 르네 파젤 IIHF 회장을 만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또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의 주한 대사와 벨라루스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만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IIHF도 "정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력, 절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 특유의 근성을 보였던 것 등이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진출권 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사실 다른 관계자에게 자동 진출이 확정됐다고 미리 귀띔을 받았다"며 "처음 소식을 듣고 놀라서 IIHF에 놀라서 확인해보니 맞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혹시 몰라 어제(19일) 하루 종일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며 "밤에 낭보가 전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초 목표였던 동계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만큼 정 회장은 새로운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스하키협회는 다음달 '평창 올림픽 TF'를 구성, 남녀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동계올림픽에 진출하게 되면서 이제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됐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가서 잘하는 것,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 그리고 올림픽이 끝난 뒤 아이스하키 강국이 되는 것, 이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계올림픽에서 잘하는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가 국제화되는데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치진과 선수들이 해외로, 특히 중국으로 진출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여자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전체 관객의 절반 정도가 아이스하키 관객이었다. 그만큼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을 위해서는 아이스하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최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정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어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조 회장을 만나 말씀을 잘 들었다"며 "많이 도와달라고 하시더라"고 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경제가 살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우선은 경기가 살아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만큼 큰 목표를 세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 회장의 한국 아이스하키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올림픽에 나가서 1승만 하면 된다"며 "올림픽에서 한 번 이긴다는 자체가 큰 성과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도 월드컵에 몇 번 진출한 끝에 1승하지 않았냐"며 "지금은 축구대표팀이 정말 잘하고 있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사촌 동생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만나면 축구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곤 한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정부와도 얘기하고 있는데, 굉장히 협조적이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좀 더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정부 지원 없이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꿈을 이룬 날 한라는 강팀인 일본의 오지를 5대0으로 격파했다. 경기 전 정 회장은 "상대가 너무 강팀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다음 날 재대결 경기에서도 3대0으로 완승했다.

경기가 끝나자 정 회장은 직접 코치진과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한 응원 온 한라그룹 신입사원들도 만나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한편 정 회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만도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한라건설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불식시키겠다"며 "그것은 내가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작정을 하고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라그룹은 지난 2일 핵심 계열사인만도(44,250원 ▲500 +1.14%)를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만도로 분할했다. 이에 만도의 주식은 현재 거래 중지된 상태로 다음달 6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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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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