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다시 뛰는 기업 다시 뛰는 대한민국…③정유업계, 사업구조 재편…화학업계 태양광·ESS 성과내기
에너지와 화학업계는 대규모 투자로 장기간 사업을 이끌어 가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실적에 경기와 업황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경기침체는 올해 에너지·화학 업계를 혹독한 겨울로 이끌고 있다.
에너지 업계는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맞아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 높은 사업에 새 투자를 하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화학업계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어 경기 의존도를 줄이고, 새 먹거리를 찾는 체질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겨울아 지나가라" 체질개선 나선 정유4사=SK에너지(118,200원 ▲2,700 +2.34%)와GS(63,300원 ▲500 +0.8%)칼텍스,S-OIL(111,400원 ▲4,900 +4.6%),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들의 실적부진은 정제마진 약세 탓이다. 석유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은데 반해, 중국과 중동 등 현지 정제시설 가동으로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정유업계는 비효율적인 사업구조를 정리하고 정유부문 매출 비중을 줄이는 등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GS칼텍스는 지난 5월 인사에서 사업본부를 기존 7개에서 5개로 줄이고 임원수를 15%를 줄이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100%자회사 SK유화를 6년여만에 SK케미칼에 재매각하며 계열사 교통정리를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부문 사업 강화를 공언했다. 지난 6월 충남 대산 공장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정유부문에서 벗어나 윤활기유(윤활유의 원료), 유류저장 사업, MX(혼합자일렌)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 202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OIL은 지난 7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온산 공단에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를 활용하는 '잔사유 고도화 설비'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 투자계획을 내놨다. 남은 원유로 다시 한 번 석유제품을 만들어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의 원료까지 생산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정유4사는 각각 윤활유 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실적개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유사들의 캐시카우 중 영업이익률이 높은 윤활유부문을 강화, 2조5000억원 규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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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의 떠오르는 먹거리 전기차·ESS·태양광=화학업계의 대표적인 새 성장 동력은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와, 태양광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특히 발전 가능한 시간과 전력량이 불규칙적인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ESS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중대형배터리 부문 업계 1위LG화학(304,500원 ▲2,500 +0.83%)은 GM과 현대·기아차, 르노,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잇따라 손잡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삼성SDI(438,500원 ▼4,500 -1.02%)역시 BMW를 고객사로 잡으며 시장공략에 나섰다.SK이노베이션(118,200원 ▲2,700 +2.34%)은 기아차 쏘울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을 통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임박했다.
ESS분야에서도 이들 3개사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북미 최대규모 ESS시스템을 직접 설치했고, 삼성SDI는 독일의 전력회사 '베막'(WEMAG)이 독일 북부 슈베린 지역에서 운영 중인 변전소에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후발업체인 SK이노베이션도 ESS수출 첫 실적을 독일에서 올리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태양광 시장에선 한화가 선두권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2012년 부도상태였던 큐셀을 인수한 이후 2년여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저가 경쟁을 주도하던 중국 업체들과의 치킨게임도 끝이 보인다는 평가다.
동시에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9월 초 올 하반기 태양광 장려정책을 내놓으면서 올 상반기 잠시 주춤했던 업황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화학업계 빅3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도 ESS사업부분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업계 선두인 LG화학, 삼성SDI와 달리 CFB(화학흐름전지)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2010년 미국 'ZBB 에너지'와 손잡고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시제품을 선보였고, 마트 등 상업용 건물에 적용을 목표로 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