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희 수입차협회장 "국산·수입차 상생 고민해야"

정재희 수입차협회장 "국산·수입차 상생 고민해야"

양영권 기자, 김미한 기자, 사진=이동훈
2014.12.01 06:00

[인터뷰]"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비현실적…사안에 따라 국산차와 함께 대응"

 "국산 제조사도 수입차와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난 6월 국내 수입차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섰다. 올 한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17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수입차 전성시대'를 맞아 수입차 업계의 현안과 전망을 듣기 위해 정재희 한국수입차협회 회장 겸 포드세일즈코리아 대표를 서울 삼성동 집무실에서 만났다.

 정 회장은 한국 수입차 1세대 인물이다.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해 줄곧 자동차 업계에서만 몸담아 왔다. 포드에는 한국법인이 설립된 1992년부터 만 22년째 근무 중이다.

 그는 수입차 시장 초창기와 비교해 현재를 '상전벽해'라고 표현하며 "수입차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돼 연간 20만대 판매 수준까지는 무리없이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가 2020년부터 연료 1리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7g 미만으로 제한하기로 한 데 대해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려운 규제"라며 국산 메이커와 수입차 업계가 공동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수입차 업계 1세대로서 수입차 시장이 확대된 데 대해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상전벽해라는 말을 흔히 쓰지만, 정말 이런 상전벽해가 없다. 지난 해 수입차 15만대 판매가 이루어졌는데,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많이 좋아졌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킨 결과다. 앞으로도 대중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고 국산, 수입차 간 경쟁을 넘어 브랜드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현재 수입차시장은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가 대세다.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 개인적으로 연 판매 20만대 수준까지는 큰 무리 없이 도달하리라 생각한다. 그 이후의 판도는 수입차 업계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게 아닐까. 현재 수입차 인기의 중심에는 디젤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던 디젤 시장 수입차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솔린 차량은 지난 8월 점유율 26.8%의 저점을 찍었다. 9월에 곧장 5105대가 판매되며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을 뿐더러 올 들어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10월에도 4655대가 판매돼 연평균 점유율을 28.3%로 끌어올리며 가솔린 차량을 찾는 고객의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점차 커지고 다변화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시선은 다시 장점을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한 가솔린 차량을 향하고 있다.

 -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무엇인지.

 ▶ 한국 시장은 중요하면서도 독특하다. 자동차를 떠나 다양한 산업군에서 소비자는 눈높이가 굉장히 까다롭고 트렌드를 앞서 나간다.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차라면 다른 어느 시장에서도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몇 몇 업체들은 한국에서 신차를 먼저 발표해 반응을 체크한다. 일종의 시험대(test bed)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 첨단 기술이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인 소비자 성향 역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한 것 같다.

 -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각 브랜드별로 서비스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고객들의 눈높이에는 미흡한 불만 사안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확신한다.

 서비스야말로 포드가 다른 수입차에 비해 정말 차별화돼 있다고 판단하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전국에 27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누적 판매고 대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2년 수입차 업계 최초 5년·10만km 전 차종 무상보증서비스를 도입했던 게 바로 포드코리아다. 올해에는 더 나아가, MKZ 등 핵심 차종 고객에게 5년·10만km 무상부품교환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실질적으로 5년간 비용 부담 걱정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서비스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수입차종만 해도 400개 가까이 된다. 정회장은 메이커별, 모델 별 수익의 구조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제는 특정 분야간 담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사진=이동훈 기자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수입차종만 해도 400개 가까이 된다. 정회장은 메이커별, 모델 별 수익의 구조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제는 특정 분야간 담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사진=이동훈 기자

 -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감시와 규제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할 말은 많지만….(웃음) 수입차뿐 아니라 특정 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결과라고도 본다. 수입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만큼 더 관심을 받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은 건전하게 경쟁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소비자 중심의 사업계획을 지속한다면 자연스럽게 오해는 풀리리라고 본다. 다만 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대응에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규제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한국은 2020년부터 연료 1리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7g 미만으로 제한한다. 국산차를 포함해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로는 무리다. 유럽은 차 한 대가 주행 중 만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균값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책이 한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연비, 환경 규제는 국산차나 수입차나 공통의 관심사다.

▶사안에 따라 국산차와 함께 대응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특히 환경 규제는 소속을 떠나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현안이다. 최근 선루프 안전성 문제에 대해 협의한 적도 있다. (올해 3월 국토교통부는 주요 국산차를 포함해 9개사 41개 차종의 선루프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시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공동 대응한 바 있다.)

포드를 포함해 글로벌 메이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까지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지 오래다. 정 회장은 앞으로 국내 인프라의 확대 가능성에 따라 어떤 브랜드 건 5~10년 간 사업 타이밍을 적시에 보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본다./사진=이동우 기자
포드를 포함해 글로벌 메이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까지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지 오래다. 정 회장은 앞으로 국내 인프라의 확대 가능성에 따라 어떤 브랜드 건 5~10년 간 사업 타이밍을 적시에 보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본다./사진=이동우 기자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포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려는 노력을 소개한다면.

▶포드의 슬로건이 몇 년 동안, ‘새로운 포드(New Ford)’였다. 포커스와 같은 디젤 엔진은 독일에서 생산하는 등 더는 미국 메이커 포드라고만 보기 어렵다. 그동안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현재의 포드·링컨을 보면 친환경 고연비 기술과 새로운 스타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매력적인 가격 등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이러한 점들이 소비자들에게 점차 각인되면서 수면 위로 판매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포드의 친환경 활동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글로벌 브랜드인 포드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디젤은 물론 포드의 고유한 에코부스트 등 다양한 고성능 친환경 미래 엔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 어떤 브랜드보다도 탄탄한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도 하이브리드와 에코부스트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내놓고 있고, 포커스 디젤과 같은 우수한 연비의 디젤 차량도 갖추고 있다.

이 중에서 우선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에코부스트 기술이다. 경제성(Economic)과 힘(Boost)을 합친 용어로,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파워는 더욱 향상시키는 특징이 있다. 터보차저에 가솔린 직분사 방식을 결합하여 다운사이징으로 기존 방식의 엔진을 뛰어넘는 빼어난 성능을 이끌어 내도록 개발됐다. 익스플로러, 토러스, 이스케이프, 퓨전, 링컨 MKZ, 링컨 MKC는 물론,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올-뉴 머스탱에도 에코부스트 엔진이 탑재된다.

약력

△1960년 강원 철원 출생 △인하대 기계공학과 △미국 피츠버그대 경영학 석사(MBA) △포드자동차 아태지역 본사 엔지니어링 매니저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상무 △아시아 태평양 지역 17개국 담당 디렉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9대, 10대 한국수입차협회 회장 △‘자랑스러운 피츠버그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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