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진술들'…'땅콩리턴' 다시 처음으로 리턴

'쏟아지는 진술들'…'땅콩리턴' 다시 처음으로 리턴

김남이 기자
2014.12.14 16:37

박창진 사무장과 1등석 동승객 "폭언·폭행 있었다"...조현아 전 부사장 "모른다, 처음 듣는 이야기"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땅콩리턴 사건 관련 조사를 위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땅콩리턴 사건 관련 조사를 위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땅콩 리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시로 항공기에서 내린 박창진 대한항공 KE086편 사무장이 폭행과 폭언이 있었고, 대한항공이 거짓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직적 증거인멸과 거짓 진술 강요 등으로 관련 인사들의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조 전 부사장이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탑승구 떠나기 전부터 고성, 폭언·폭행 있었다 =14일대한항공(24,950원 ▲1,850 +8.01%)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뉴욕발 항공기(KE086)가 탑승구를 떠난 시각은 오전 0시53분이다. 이 시각 전부터 이미 1등석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탑승 전 술을 마신상태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탑승 전 저녁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와인 1병을 나눠 마셨다"며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마신 와인이 몇 잔에 불과, 소량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사건은 조 전 부사장이 1등석에 앉자 승무원이 ‘웰컴 서비스’로 견과류(마카다미아)를 봉지째 주면서 시작된다. 조 전 부사장은 서비스가 잘못됐다며 승무원을 질책했고, 서비스를 책임지던 박 사무장이 와서 함께 사과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사과를 하는 박 사무장과 승무원을 무릎 꿇게 하고, 소리를 쳤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서비스 매뉴얼이 담긴 서류철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며 "삿대질하며 조종실 입구까지 밀어 붙였다"고 밝혔다.

동승객인 박모씨(32)도 같은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다.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승객들도 쳐다볼 정도였다"며 "조 전 부사장이 서류철을 던지고, 무릎을 꿇고 있는 승무원을 일으켜 세워 밀쳤다"고 진술했다.

또한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떠난 파일이 승무원의 가슴에 맞고 떨어지기도 했다"며 "사무장에게 '당신이 책임자니까 당신 잘못'이라며 사무장을 내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박 사무장은 "조 부사장이 ‘당장 비행기 세워, 나 비행기 못 가게 할거야’라고 말했다"며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기장과 협의해 사무장을 하기시켰다는 대한항공의 당초 해명과 배치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 "폭언·폭행 사실 모른다"=폭언과 폭행사실에 대해 조 전 부장은 지난 12일 국토부 조사 후 귀가하면서 "모르는 일"이라며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조 전 부사장은 폭언·폭행 논란에 대해선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이 거짓진술 강요와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사무장은 회사가 자신에게 '조 전 부사장이 질책을 한 것이고 욕설을 하지 않았으며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진술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지난 10일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제기한 의혹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조직적 증거인멸과 거짓 진술 강요가 실제로 있었다면 관련 임원에 대한 형사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조사팀도 진술자들의 '기망 행위'가 의심되는 만큼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조 전 부사장의 검찰 조사가 예고된 만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고, 서류철을 던졌다면 충분히 '난동 승객'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기내에서 폭언, 위력을 행하면 ‘승객의 협조의무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또 활주로를 향하던 항공기를 돌리게 한 것은 기장의 직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폭행, 협박 또는 위계로 기장의 직무를 방해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대한항공도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항공사가 운항규정에 규정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항공기 운항정지 7일 또는 최대 4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미국의 연방항공규정 위반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한편 14일 오전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이들 집에 찾아 갔으나 둘 다 집에 없어 만나지 못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직접 사과의 내용을 쪽지로 써 집 문틈으로 집어넣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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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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