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토마스 쿨 대표 "2040세대에 1위…폭스바겐에겐 미래가 있다"

“한국 고객처럼 생각하겠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습니다.”
폭스바겐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에서 2만7812대를 판매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위 자리를 올해는 벤츠에게 내줄 게 확실시된다.
폭스바겐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만하지만 폴로와 제타, 투아렉과 같은 인기 모델이 모델 체인지 때문에 한동안 판매가 중단된 상황에서, 이른바 '차포 떼고' 달성한 실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경외감이 든다. 더군다나 ‘2014 수입차 베스트 셀링 모델 톱 5’가운데 폭스바겐의 차량이 3개가 차지하고 있다. SUV(스포츠다목적차) 티구안(1위)과 해치백 골프(4위), 중형 세단 파사트(5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9일 서울 청담동 폭스바겐코리아 집무실에서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는 "지금은 조직, 인력, 딜러 및 서비스 네트워크 브랜드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시기"라며 2018년 수입차 시장 1위를 자신했다. 그는 특히 현재 20∼40대 고객층에 판매 1위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차를 산다. 폭스바겐은 그래서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쿨 대표는 폭스바겐그룹의 조직 전문가로 산하 브랜드인 스코다 인도 법인 대표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폭스바겐코리아 경영을 맡고 있다. 독일 유소년축구팀에서 활약했고, 독일에서 대학을 다닐 때부터 기숙사 룸메이트의 소개로 김치를 먹기 시작한 한국 음식 애호가이기도 하다.
-앞서 근무했던 인도에 비해 이제 한국은 춥지 않나?
▶한국 날씨가 인도보다 더 좋다. 한국은 사계절이 있고 크고 작은 산맥과 녹음이 어우러진 곳이다. 비슷한 환경의 독일을 떠오르게 하는 기후다.
인도의 전통의학에서는 항상 머리를 시원하게 하라고 말한다. 찬물 샤워는 건강을 지키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수년 째 매일 아침 하고 있는데,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하루 다섯 시간 남짓 자면서 연말 일정을 소화하는데, 아픈 적이 없다.
-독일과 기후가 비슷해서 독일차가 한국에서도 잘 팔리는 걸까.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과 독일은 교류의 역사가 길다. 현대차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기업 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독일과 독일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일견 영향을 주었으리라 본다.
아직 한국 자동차의 역사가 독일차에 비해 길지 않아 상대적으로 헤리티지(Heritage, 문화적인 유산)를 갖기 힘들 수는 있다. 헤리티지를 갖기 위해선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철학이 필요한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분명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에서 맥도날드가 배달 서비스를 하는 나라는 흔치 않다. 한국인들은 아주 역동적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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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 바꾼 것이 있나?
▶나는 1995년 폭스바겐에 입사해 자동차 업계에서 20여년을 보냈다. 그간 가장 많이 맡은 업무가 조직 개발이었다. 처음 본 폭스바겐코리아는 팀원 개개인의 경쟁력이 아주 뛰어난 조직이었다.
다만 한국 수입차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성장해오다 보니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대부분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 사업은 고객을 찾아오게 하는 전략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객의 입장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여러 나라를 경험했지만, 무엇이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한국인이 최고다. 우리 팀 역시 개개인의 역량과 실행력이 놀랐다. 나는 이들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게 하고,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을 뿐이다.
개편을 통해 의사결정이 빨라졌다. 팀원들의 전문성과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로 가게 됐다. 이제 성공적인 조직 개편을 딜러십에도 접목시키려 한다.

-한해 실적을 평가한다면.
▶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았지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판매가 좋았던 티구안은 세계적인 인기를 동시에 얻었다. 그래서 소비자의 수요가 더 많았음에도 추가 물량을 들여오지 못해 판매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티구안은 최근 물량난은 해소됐다. 폴로, 제타, 투아렉은 자동차 개발 주기상 어쩔 수 없이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 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패키지를 고민하고 있다. 나는 독일 본사와 자주 싸우고 있다. 앞으로 한국 고객처럼 생각하고, 가장 좋은 것들을 가져오기 위해 더 많이 싸울 것이다. 그래서 2018년엔 1위에 올라설 것이다.
- 1위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 다른 보완할 점은?
▶ 1위가 되려면 제품은 물론 모든 조직, 인력, 딜러 및 서비스 네트워크 브랜드의 모든 부분이 강해야 한다.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브랜드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 경쟁력은 본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마련하면 된다. 한국 법인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누구를 만나든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력 투자가 필요하다. 경쟁력의 근본이 될 만한 부분마다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작업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력과 시설, 네트워크에 걸친 전반적인 환경을 다지는 중이다. 고객이 아무 걱정 없이 예측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부품 조달 역시 수도권의 경우 하루 2번씩 원활히 배송되고 있고, 공임은 현대차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와 있다. 수입 부품이 국산 대비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가격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이부분 역시 결국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개선되는 부분도 있다. 여러 면에서 폭스바겐이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독일 브랜드들은 저마다 프리미엄을 자처한다.
▶폭스바겐은 유럽시장 넘버1(No.1)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갖고 있다. 최신 기술과 생산능력은 물론 각각의 장점을 다른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은 사실상 ‘볼륨 브랜드’다. 프리미엄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역할로 젊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내부 분석에 따르면 최근 20대 위주의 젊은 고객이 늘었다. 2040 세대에게 폭스바겐이 1위고, 개인 고객 구매로만 봐도 1위다.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차를 산다. 폭스바겐은 그래서 미래가 있다. 우리의 향후 판매 전략은 여기에 있다.
‘베스트 셀링 수입차 5’안에 든 골프, 제타, 티구안은 유럽식 차종 구분에서 A세그먼트에 해당한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내 A세그먼트에서 55%의 브랜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은 파사트가 속한 B세그먼트도 추가할 계획이다. MPV(다용도승합차)와 리무진 타입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페이톤, CC 등과 같은 상품성이 뛰어난 럭셔리 모델의 후속 역시 출시 될 것이다.
- 한국은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선두에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기술력 성장과 엔저 현상과 같은 외부 요인 때문에 경쟁력이 약화되는 느낌이다. 기업인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과 독일은 모두 전후 폐허의 상황을 딛고 일어났다. 많은 점이 비슷하지만 그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독일은 외부 변화에 잘 견딜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변화하며 천천히 회복했다. 회복의 중심에는 중소기업의 탄탄한 경쟁력이 있다. 독일 중소기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이들은 현재까지 지역 경제를 바탕으로 활동한다. 때문에 글로벌 현상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이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 대기업에 의존한 중소기업과, 또 크고 작은 회사들이 있을 것이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에 변화가 생기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 시장이 힘들 때는 중소기업들이 내수를 지탱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란 점 중에 하나는 생산 시장의 학력 수준이 너무나 높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개인 부채 비율이 높고 취업난도 심각하다. 중소기업이 더 지원받아야 앞서 문제들을 껴안고 한국 산업이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약력
△독일 부퍼탈 대학 조직 및 마케팅 전공 △폭스바겐 부품사업 및 해외 물류부분 총괄, 룩셈부르크·벨기에·프랑스 세일즈 담당 △폭스바겐 멕시코 법인 마케팅 및 전략, 리서치 총괄 △폭스바겐 북유럽 7개국 세일즈 총괄 △스코다 인도 법인 브랜드 대표 및 세일즈 마케팅 이사 △폭스바겐 인도 법인 기업전략담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