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 "빌트인 시장 확대 움직임 환영..삼성·LG와 정면충돌 안해"

삼성전자가 최근 빌트인 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빌트인 가전시장을 2018년까지 지금보다 2배 이상 성장한 1조원 규모로 키우고, 3년 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의 본격적인 공세로 국내 빌트인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빌트인 시장 전통의 강자 밀레는 삼성의 이같은 '시장 키우기'를 내심 반기고 있어 주목된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빌트인 시장 진입에 대해 "길을 갈 때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것이 좋다"며 "시장에 좋은 파트너가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운을 뗐다.
안 사장은 "삼성전자가 국내 빌트인 시장 규모를 대폭 키운다는 것은 밀레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각 브랜드별로 목표로 하는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이 다른 상황에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가전 업체들과의 경쟁에 대해 그는 "삼성, LG와의 정면충돌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니치마켓에 있는 밀레는 오직 프리미엄 시장만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최고급 신제품 빌트인 주방가전 '제너레이션 6000 시리즈'의 국내 판매 실적에 대해 "현재까지 아주 만족스럽다"고 밝힌 안 사장은 "가계의 소득이 높아질수록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매출 증가세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 사장은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적으로 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지방 매출이 약 4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밀레는 지난 1993년 국내에 빌트인 가전을 최초로 도입한 이래, 최고급 주상복합 및 빌라 시장을 중심으로 B2B 마케팅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밀레코리아가 설립된 2005년부터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B2C 시장 공략에 나섰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밀레 본사에서 밀레코리아의 인터넷 채널 공략은 '베스트 프렉티스'(Best practice, 모범 사례)가 됐다.
안 사장은 "장인정신에 의한 품질의 균일성과 수입가전 업체 중 유일하게 직영 애프터서비스(AS)를 보유하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점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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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안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을 벤치마크하고 있다"며 "국산 자동차 메이커들이 고급화를 지향하며 차량 가격을 높인 결과 오히려 독일 메이커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고급화'가 진행 중인 국내 가전시장에서 밀레는 이미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진공청소기 라인업 중 S6, S8 등 2개 모델만을 국내로 들여왔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판매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국내업체들이 고가 프리미엄 청소기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장벽'이 상당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안 사장은 "현재 주력 판매채널인 백화점 외 엄선된 지역의 대형마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며 판매망 확대 의지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