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실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해 3000억원의 사재를 털겠다는 '초강수'를 내놨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유상증자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자신이 일반 청약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것.
이 부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 경우, 이번 유상증자 물량의 최대 25%를 개인 자격으로 떠안게 된다.
시장은 이 부회장의 이같은 '약속'에 크게 환호했다. 8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장중 20% 이상 급등했고, 차익매물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13.98%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2002년 3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실질적 지배주주인 이 부회장의 '책임감' 있는 유상증자 참여 약속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분석이다. 상징적 의미가 큰 이 부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책임 경영을 약속한 것은 미래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 입장에 분명 '호재'다.
그룹을 이끄는 이 부회장 입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회생은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룹 내 핵심 관계사들의 공사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는 바이오 사업의 플랜트 건설이 진행 중이다. 영업 기밀 유지 및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당장 대안이 없다.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 이 부회장은 기존 주주들의 피해에도 신경을 썼다.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에 대해 일반 투자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일반 공모에 참여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주주들의 피해는 상당하다. 2011년 7월 중순 장중 28만1000원을 찍었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지난 4일 1만3750원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붕괴됐던 2008년 11월 기록했던 저점(2만6800원)보다도 '반토막'이 났다.
삼성은 삼성엔지니어링 사태로 큰 교훈을 얻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 계단식의 급격한 성장 추구가 결국 큰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올바른 판단과 주주들의 신뢰로 한국의 대표 엔지니어링 기업이 다시 일어서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