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K이노베이션 울산CLX "네가 있어 다행이다"

[르포]SK이노베이션 울산CLX "네가 있어 다행이다"

울산=홍정표 기자
2016.06.12 14:54

세계 두번째 규모 정유·석유화학 단지 보수 공사로 침체된 울산 경기에도 온기 돌아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불과 반세기 만에 어려운 이웃 나라를 도울 수 있게 된 것은 국내 정유·석유화학 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는 저유가로 수출액이 크게 줄었지만, 2012년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가량을 차지했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만든 제품을 수출하기까지에는 수십 년 간 관련 기술과 시설의 경쟁력을 높여 온 기업들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 10일 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우리나라 에너지·석유화학산업의 심장 SK이노베이션 울산CLX(Complex)를 방문했다. 정기보수 현장을 최초로 공개한 울산CLX는 지난 3월 중질유분해공장(HOU)을 시작으로 전체 21개 공장 중 13개 공장에 대한 정기보수공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통상 매년 8~9개 공장의 정기보수가 실시되지만, 올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울산아로마틱스, 넥슬렌 등 신규공장이 들어선 데다 보수 주기가 겹친 공장이 많기 때문이다. 정유·화학설비는 안정성을 확인하고 공장 운전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2~3년을 주기로 가동을 멈추고 정밀검사, 정비, 노후설비 및 촉매 교체 등을 한다.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은 "공장을 세워 수리하는 것은 자동차를 분해했다가 새로 조립하는 것과 같다"며 "올해 보수공사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이고, 이를 위해 별도 조직을 운영하는 등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운학 울산CLX 설비본부장도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안전을 제1기준으로 삼아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보수공사임에도 무사고·무재해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보수에는 150여개 협력업체에서 하루 최대 5000여명, 연간 27만여명의 기술자와 근로자가 용접·전기·배관 작업에 투입된다. 총 투자비가 2000억원에 달해 조선업 불황 등으로 침체에 빠진 울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내 제3정유공장 보수 공사 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 내 제3정유공장 보수 공사 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안전에 대한 SK의 세심한 배려는 공사 현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각종 대형 크레인과 차량, 대규모 인력들의 움직임이 분주했지만, SK 장비유도원들이 이들을 일사불란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공장에는 초록색 안전망이 겹겹이 쳐져 낙하 사고에 대비했고, 공장 내 통행속도도 평상시 최고 29km/h에서 19km/h로 낮췄다. 일부 시설은 천막 등으로 둘러싸 작업 중에 튈 수 있는 유해물질을 막게 했다.

공사장 인근에는 많은 컨테이너도 놓여 있었다. 작업자들이 휴식시간에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안전을 위해선 작업자들의 편안한 휴식이 필수라는 판단 때문에 설치됐다. 작업 시작 시간을 비롯해 틈날 때마다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흡연 시에도 안전영상을 볼 수 있게 해 작업시간 내내 안전의식을 갖게 했다.

윤보성 TA플래닝(Turn Around Planning)팀 부장은 "보수 공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며 "안전 규정을 위반한 작업자는 즉시 퇴출제도(One-Strike)를 적용해 1년간 공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대규모 장비와 인력 투입으로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해 장비유도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컨테이너식 편의시설을 설치해 작업자들의 휴식과 위생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정기보수 공사 기간에도 거래처에 대한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적정 재고 물량을 확보해 두었다. 유가 변동으로 재고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정기보수 1년 전부터 생산관리 및 생산, 최적 운영 부서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 최적 물량 도출이 가능했다고 한다.

울산CLX는 약 830만㎡(제곱미터) 부지에 100여개의 첨단 자동화 공정과 8개의 자체 부두시설을 갖췄다. 여의도 면적의 3배, 단일 공장 시설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SK에너지, SK 종합화학 등 SK이노베이션 계열 4개 회사 공장 및 연구시설이 있다.

하루 최대 84만 배럴의 원유처리 능력, 연간 770만톤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휘발유, 등·경유 등 각종 석유제품과 아로마틱, 합성수지 등 화학제품, 윤활기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분기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영업이익 8448억원을 기록할 수 있게 한 기반이고, 생산량의 60% 이상을 수출해 울산항 전체 물동량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CLX에서 약 40분 떨어진 SK가스 PDH(탈수소화) 공장도 둘러봤다. PDH는 액화석유가스(LPG)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것으로 연간 LPG 70만톤을 원료로 프로필렌 60만, 수소 3만톤 등을 만들어 그중 60%를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 공장이 정상 궤도에 오른 지난 3월 첫 수출 성과도 거뒀다.

이곳은 SK가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기업(APC), 쿠웨이트 국영 석유화학회사(PIC) 등 3자 합작법인인 SK어드밴스드가 운영을 맡고 있다. 총 사업비 1조원이 투자됐고, 각 회사 지분율은 SK가스 45%, APC 30%, PIC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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