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52시간 시대 확 바뀌는 직장…현장 혼란은 여전

[MT리포트]주52시간 시대 확 바뀌는 직장…현장 혼란은 여전

산업1부, 정리=최석환 기자
2018.06.28 17:01

[52시간 시대-제조 업계]

OCI 직원이 일일 아나운서로 나서 정시퇴근 독려 방송을 하고 있다./사진제공=OCI
OCI 직원이 일일 아나운서로 나서 정시퇴근 독려 방송을 하고 있다./사진제공=OCI

"회사에선 즐거운 몰입으로 업무 효율과 성과를 높이고, 퇴근 후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바람직하고 미래지향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국내 최대 태양광업체인 OCI의 이우현 사장은 28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이같이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보상휴가제 시행(사무기술직), 재량근로제(연구직) 등이 핵심이 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불필요한 회식과 근무시간 외 접대를 없애기로 했다.

이처럼 '주 52시간 근무' 시대에 맞춰 근무형태의 변화를 모색해온 기업들의 대응방안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선택·탄력·재량근로 근간 유연근무제 시행…퇴근 후 업무금지·대휴도 활용=2009년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해 국내 기업문화를 선도한삼성전자(188,200원 ▼3,400 -1.77%)는 다음달 1일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를 동시에 도입키로 했다. 근로기준법 52조와 58조에 명시된 두 제도는 우선 연구·개발(R&D)과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닌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과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재량 근로제는 업무 시간 관리 전반을 직원에게 완전히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도 합숙 교육 대신 출·퇴근 교육으로 전환하고 불가피하게 합숙이 필요한 경우에도 정규 일과 시간 이후 야간 교육을 없애기로 했다.

LG전자(118,000원 ▲2,600 +2.25%)는 지난 2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해왔으며 사무직을 대상으로는 이미 주 40시간을 근무토록 하고 있다. 사무직의 경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사무직과 생산직에 대해선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도 올 4월말부터 경기도 파주와 경북 구미 사업장의 근무시간에 맞춰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내 임직원 근무시간도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5시30분으로 조정해 시행중이다. 사무직에 대해선 대체휴일제를 시행, 불가피한 주말 근무시 주중에 대체휴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2013년 공장 생산직에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현대차(553,000원 ▲5,000 +0.91%)는 지난달부터 본사 일부 조직에 한해 '유연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으로 지정하는 대신 나머지는 직원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하며 출퇴근이 가능하다. LS니꼬동제련도 업무의 특성과 개인직무의 다양성을 고려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키로 했다.

현대중공업(402,000원 ▼5,000 -1.23%)은 아예 연장근로 사전승인제(사무직)를 도입하면서 퇴근 시간 이후엔 컴퓨터 전원을 강제로 끄기로 했으며 포스코는 휴일에 일을 했다면 익일 대휴를 적극 권장하는 사내 문화를 조성키로 했다.

정유화학업계는 야근 등 연장근로를 최대한 제한하며 혹시 모를 '위법'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화케미칼은 2주 동안 80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인타임 패키지'를 시행키로 했다.SK이노베이션(124,900원 ▼1,600 -1.26%)도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춘 새로운 근무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경영 현장 혼란 '여전'..근로시간 측정-탄력근로제 단위시간 연장 필요=

하지만 경영 현장의 혼란도 여전하다. 일부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많은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본다. 근로시간 측정이 모호한 경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기업 인사 담당자는 "단순 출퇴근 시간 기록이 향후 소송에서 근로시간으로 해석될 수 있어 기록을 남길지 고민 중"이라며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경총에선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을 위해 △연장근로 사전 신청과 승인 △출퇴근·휴게 시간을 개인이 사내프로그램에 직접 입력하는 방안 등을 추천했다.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시간이 현재 2주 또는 3개월인 것을 1년가량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절성이 반영되는 사업장에서 3개월은 너무 짧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노사가 합의할 경우 정부에 신청해 52시간 초과 근로를 할 수 있는 ‘인가 연장근로’ 허용범위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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