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BEMS 인증, 건물내 에너지 실시간 관리…AI 활용 年1.2억원 전기요금 절감

지난 15일 방문한 안양시 동안구LS산전(788,000원 ▼11,000 -1.38%)R&D(연구개발) 캠퍼스에는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400여 명이 상주하는 이 건물은 겉보기에 평범하지만 '에너지 효율화'의 집약체다.
국내 최초로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인증을 따낸 민간 건물인 이곳은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공단의 컨설팅을 받았다. 에너지 소요를 최소화하는 '제로에너지빌딩'의 롤모델로 평가된다.
컨트롤타워는 지하 1층에 마련된 에너지관리 종합상황실이다. 이곳에선 건물 전체의 에너지 흐름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각종 숫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화면 왼쪽에는 한국전력에서 들어오는 전력량, 건물 옥상에 있는 태양광발전시스템에서 생산된 전력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며, 오른쪽엔 현재 빌딩에서 쓰이고 있는 전력소비량이 보여진다.
이 건물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를 통해 전력을 소비한다. 종합상황실은 ESS 배터리의 충·방전 상태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비상용으로 항시 구비하고 있는 전력과 수시로 충전해 사용하는 전력량이 분리돼 관리된다. 이 빌딩의 4가지 요소인 △에너지 생산 △에너지 충·방전 △에너지 절감 △에너지 관리가 모두 이곳에서 통제된다.
"지금 눈으로 보이는 숫자들 이면에는 5분 단위로 받아서 저장해둔 무수한 데이터가 있죠.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설비에 제어와 통신이 가능한 센서를 부착했어요."

건물 지하 3층에는 BEMS의 핵심인 1MWh급 ESS 배터리와 LS산전이 자체 개발한 PCS가 있다. PCS와 배터리를 감시 및 제어하고 비용절감 등 효과를 분석하는 전력관리시스템(PMS)도 중앙에 비치돼 있다.
연영호 LS산전 연구지원팀장은 "PMS가 이 빌딩의 에너지 통제와 지시를 담당한다"며 "EMS가 에너지 전반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는 광의의 개념이라면 PMS는 구역을 더 세분화해서 작은 단위의 에너지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젤발전기가 있는 전기실로 자리를 옮겼다. 거대하고 흉물스러운 이 디젤비상발전기는 ESS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건물을 준공할 당시만 해도 비상발전용 디젤발전기 설치가 필수였으나 2017년 LS산전이 민간기업 최초로 디젤비상발전기를 대체하는 비상전원용 ESS를 설치하면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 비상상황 발생 시 ESS만으로 정전 시 최대 2시간20분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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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팀장은 "ESS는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데 디젤발전기는 실제 가동율이 10%에 불과하다. 12평이 썩고 있는 것"이라며 "매연과 소음이 엄청나고 정기점검시 관리인력과 유류비를 생각하면 ESS의 효용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LS산전의 BEMS는 날로 진화 중이다. 회사는 이 건물을 준공한 지 2년여가 지난 2017년, 빅데이터를 활용한 추가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6개월간 연구했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추출하고자 7000만원을 들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머신러닝 방식의 인공지능(AI) 툴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예상과 달리 낮 12~1시에 에너지 사용이 줄어든다는 데이터를 확인했다. 당초 연간 전기요금 5000만원 절감효과를 기대했으나 AI 빅데이터 활용으로 연간 1억2000만원까지 절감하고 있다. LS산전은 국내 최초 스마트그리드 브랜드인 '그리드솔(Gridsol)'을 2014년 론칭하고 스마트 에너지 토털 솔루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